
[사진=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홍콩 신세기출판(New Century Press)에서 저우언라이가 남긴 기록을 토대로 그가 동성애자였다는 내용을 담은 책 '저우언라이, 비밀스러운 감정의 삶'이 이번 주 내로 출판된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자는 "저우언라이가 남긴 글에서 아내 덩잉차오(鄧潁超)를 향한 애정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학창시절 2년 후배 리푸징(남)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고 설명했다.
책에 따르면 저우언라이는 후배 리푸징과 1917년부터 기숙사 생활을 함께 했으며 '그림자처럼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저우언라이는 일기장에 "리푸징이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 "리푸징과 있으면 슬픔이 기쁨으로 바뀐다"는 등 연인관계로 보일 법한 표현을 사용했다.

[사진=청년 시절의 저우언라이]
그들은 1921년 함께 영국 대학에 진학하려 했다. 리푸징은 영국 맨체스터대에 입학했지만 저우언라이는 학비 문제 등으로 프랑스로 떠나고 말았다. 이후 저우는 소비에트 해외부로부터 장학금을 받으면서 중국 공산당 내 입지를 굳혔다. 출판사 사장 바오푸 씨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으나 그쯤부터 그들이 함께하기 어렵다는 것은 알았던 듯싶다"고 말했다.

[사진=저우언라이와 부인 덩잉차오(鄧潁超)]
책의 저자 초이윙무이는 자유주의 사상의 정치잡지 에디터 출신이다. 그녀는 1998년 공산당이 저우언라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발간한 연설·편지·일기·논문 등의 모음집을 토대로 책을 썼다고 밝혔다. 초이는 저우언라이를 "너무 일찍 태어나 비운을 겪은 중국의 동성애자 정치가"라고 평했다. 책을 발간하는 신세기출판 사장 바오 푸 씨는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의 정치비서 바오퉁(鮑彤)의 아들이다. 출판사는 천안문사태 무력진압을 반대하다 실각한 자오쯔양 전기를 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