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노인 1000명 중 13.1명 자살 시도"

노인이 서울 남산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김세구 기자 k39@aju]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우리나라 노인 1000명 가운데 70.7명은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13.1명은 실제 자살을 시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기웅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 논문을 세계기분장애학회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2010년 2월~2013년 1월에 경기도 오산에 사는 60세 이상 노인 655명을 대상으로 국제신경정신분석도구를 이용해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 각 노인에 대해 1개월간 자살 행동경향을 인터뷰하고, 추적관찰했다.

분석 결과 최근 1개월간 자살 충동을 느낀 노인은 연간 1000명당 70.7명에 달했다.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경우는 13.1명이었으며, 자살 시도 노인 9명 중 1명은 사망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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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성향은 우울증이 있는 노인에서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은 자살 성향이 발생하면 만성화될 위험이 2배 이상, 혼자 살거나 알코올 남용 상태일 경우 자살 시도 위험이 6배 이상 각각 높았다.
 

김기웅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반면 적절한 일상 운동은 자살 성향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김기웅 교수는 "독거·빈곤노인 증가와 우울증에 대한 소극적 대처가 노인 자살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경제적 안전망 강화와 함께 일상에서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는 문화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노인 자살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제시했다.

대한민국은 10년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기록 중이다.

노인 자살률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4년 발표 자료를 보면 한국의 70세 이상 노인 10만명당 116.2명이 자살로 숨졌다. 이는 다른나라 노인 자살률보다 최대 20배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