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서울시향 제공]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서울시향 이사회는 정명훈 예술감독과의 계약 관련해 논의한 결과, 정감독과 추가 협의를 거친 후 재논의하기로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재논의 시점은 1월 중순으로 예고했다.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는 이사회 직후 기자들에게 "이사회에서 계약조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앞서 정 예술감독과 재협상을 했으나 향후 다시 한번 얘기를 나누고, 1월 중순 내에 이사회를 열어 계약조건, 재계약 여부에 대해 재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예술감독의 재계약 문제는 이달 31일로 예정된 계약기간 종료시점을 넘기게 됐다. 이에 따라 정 예술감독의 예술감독 지위는 이달 말로 상실된다.
서울시향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정 예술감독과의 계약을 2014년 기준으로 1년 연장하면서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했던 정 감독의 개인 사정으로 인한 시향 공연 일정 변경, 보수 등 조건을 검토해 새로운 계약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재계약안에 이 같은 내용을 반영했으나 이사회는 정 감독을 둘러싼 경찰 수사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정 감독의 부인 구모 씨가 경찰에 입건된 사실도 구설수에 올랐다. 구씨는 서울시향 직원들에게 시켜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최 대표는 이사회에서 정 감독 부인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반적인 상황에 관한 이야기는 나왔지만 정 감독의 부인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계약은 계약"이라면서도 정 감독 부인 관련 수사와 재계약 문제를 "완전히 100% 분리할 수는 없을 것 같고, 여러 상황을 봐서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향 최대 이슈였던 정 예술감독의 재계약 문제는 미궁에 빠지게 됐다.
앞서 정 예술감독은 음악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이유를 들며 예술감독 재계약 거부를 선언한 바 있다. 서울시향과 서울시는 그동안 정 예술감독을 상대로 재계약을 위한 설득과 협의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정 예술감독은 청중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재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일정이 잡힌 내년 공연은 지휘하겠다고 밝혔다. 정 예술감독의 재계약이 성사되면 '무보수'로 지휘하게 된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