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의 음주도 위험한 한국인, 술 마시면 주량 늘까?

2015-12-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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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적당량의 음주는 긴장하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때론 약이 된다. 하루에 소주 1~2잔을 마시면 의학적으로 볼 때 심혈관계 관련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문제는 술을 약이 아니라 독이 될 때까지 마신다는 점이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피할 수 없는 술자리가 많아 건강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최근에는 한국인 10명 가운데 4명은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술을 소량만 마셔도 위험한 한국인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발표한 ‘술과 건강에 대한 세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알코올 섭취량(12.3L)이 세계 평균(6.2L)의 두 배였다. ‘인맥 관리엔 술이 최고’, ‘큰 건은 술자리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술에 강한 사람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주량은 체격이나 성별, 알코올 분해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유전적으로 서양인보다 동양인, 남성보다 여성이 소량의 음주에도 안면홍조, 메스꺼움, 졸음, 아침 숙취 등의 독성 반응을 나타낸다. 술에 강한 사람의 공통점은 알코올을 분해 능력이 높은 효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오면 먼저 뇌가 ‘취한’ 상태가 된다. 이어 알코올은 알코올 탈수소 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 물질로 바뀐다. 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두통이나 안면홍조, 구역질 등의 원인이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다시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 효소(ALDH)에 의해 인체에 해가 없는 ‘아세트산’으로 바뀐 후 사라진다.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 효소의 활성도가 높은 사람은 이 독성 물질이 몸속에 쌓이지 않아 취하지 않으면서 술을 계속 마실 수 있다.

주량은 유전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 즉 술을 계속 마시면 늘기도 한다. 허용된 양을 넘어선 알코올을 섭취하면 간에서 독소를 분해하는 '미크로좀 에탄올 산화계(MEOS)'라는 효소가 일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2주간 매일 술을 마시면 간의 알코올 분해 능력이 3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술에 약한 사람이 자주 마셔 강해졌다고 반길 일이 아니다. ‘일시적’으로 주량이 늘었을 뿐이다. 또한 주량이 늘었다는 것이 인체가 술에 익숙해졌다는 얘기가 아니다. 간이나 뇌세포 파괴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2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소주병 용량(360㎖) 기준 2013년 1인당 연간 주류 소비량은 맥주가 148.7병으로 가장 많고 이어 소주 62.5병, 전통주 33병, 양주 2.7병, 와인 2.2병 순으로 나타났다. 1인당 소비량을 2010년과 비교하면 맥주는 139.8병에서 8.9병 늘었지만 소주는 66.4병에서 3.9병 감소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과다 음주를 지양하고 부담 없이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해 소주 같은 고도주 소비가 감소하고 맥주와 같은 저도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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