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연구진, '추위는 폐렴 악화시키는 인자' 증명

2015-12-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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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태 교수팀 "추위는 폐 염증 유발 환경 만들고, 강도 심해"

[사진제공=부산대]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부산대 한의학 연구진이 '추위'가 폐렴을 악화시키는 인자라는 한의학 이론을 과학적 실험을 통해 입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대는 한의학전문대학원 건강노화한의과학연구센터(MRC센터) 센터장인 하기태 교수(사진) 연구팀이 한의학에서 말하는 한사(寒邪), 즉 '추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폐렴을 악화시키는 인자라는 사실을 최근 실험적으로 밝혀 전통 한의학 이론을 현대 과학적 연구로 입증했다고 23일 밝혔다.
한의학에서는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 즉 바람·추위·더위·습기·건조·열기와 같은 외부의 기후요소가 인체의 질병을 유발하는 중요한 인자라는 인식은 하고 있었지만, 현재까지 이를 입증하는 과학적 연구가 이뤄지지는 못했다.

특히 현대의학에서는 외부의 기후 요소가 미생물의 생존과 전달에 중요한 환경적 요인이라는 인식을 하기는 했지만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이 연구‧실험을 수행한 결과, 추위에 의해 염증이 증가하는 이유는 폐포 내 중요한 염증세포인 중성구 수의 증가와 인터루킨 -12 및 -17, 감마인터페론 유도 모노카인(MIG)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세포 간 신호전달 단백질)의 증가 사이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추위에 노출된 것 자체로는 폐에 염증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염증이 유발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장기간 추위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뒤 폐 염증이 유발된 경우 염증의 강도가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명기상학 분야의 유명 학술지인 '국제생기상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Biometeorology)' 온라인판 11월 31일자에 소개됐다.
 

[사진제공=부산대]


이번 연구결과는 하기태 센터장의 지도 하에 제1저자인 주수연 학생(한의학과 3학년·사진)이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의 연구과정 프로그램과 MRC센터의 지원을 통해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면역학 전공의 한의학전문대학원 주명수 교수 등 다양한 연구자들이 학제 간 협력을 통해 연구 결과 도출에 힘을 모았다.

하기태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양기(陽氣)가 부족한 노인들의 경우 추위에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이 더 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이러한 측면에서 노화된 생쥐가 한사를 통해 받는 영향 등을 추가적으로 연구해 그 기전을 과학적으로 밝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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