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요즘 공격적인 해외펀드 마케팅에 나서면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규 세제혜택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 해외 상장주식을 60% 이상 담은 펀드는 가입일로부터 10년 동안 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1인당 3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고, 2017년 말까지만 가입하면 된다.
해외펀드 마케팅 직원이 사무실에 붙어 있을 틈이 없는 이유다. 경쟁사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빼앗아야 상황이라 수개월째 지방 주요도시를 돌고 있는 직원도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지금껏 해외펀드는 상대적으로 많은 수수료, 부족한 정보 탓에 선뜻 투자하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굳어지면서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세제혜택까지 생겨 해외펀드를 찾는 투자자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해외펀드 수익률도 짭짤하다.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덕분이다. 국내에 설정돼 있는 711개 해외펀드는 최근 3개월 동안 5%에 육박하는 수익을 냈다. 반면 국내펀드는 2%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실적 차이로 국내펀드에서 같은 기간 약 6800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해외펀드는 2600억원에 이르는 돈이 들어왔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쏠림현상은 번번이 부작용을 낳아왔다. 한때 중국펀드가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며 큰 인기를 누렸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아무리 세제혜택이 있더라도 손실이 나면 의미가 없다. 금융당국이 증권사나 운용사에서 묻지마 투자를 유도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