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종로타워 33층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 '탑클라우드'는 오는 24, 25, 31일 저녁에 '홀리데이 스페셜 메뉴'만 주문할 수 있다.
이 메뉴는 호주산 안심 숯불구이와 버섯 리조또 등으로 구성된 코스 메뉴로 가격은 1인당 17만원이다.
평상시 저녁 코스 메뉴 가격이 8만5000∼13만원 선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두 배 가격이다.
N서울타워의 '더플레이스 다이닝'은 24, 25일 저녁에 스페셜 메뉴만 판매한다. 가격은 2인 기준 30만원이다.
삼청동의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 '비앙에트르' 역시 24, 25일 저녁에 1인당 15만원에 단일 코스 메뉴만을 판매한다. 평상시 디너 코스 가격(8만5000∼11만원)보다 30∼70% 가량 비싼 수준이다.
크리스마스 시즌 가격 인상은 서울 시내 주요 호텔도 마찬가지다.
롯데호텔, 신라호텔, 그랜드하얏트호텔의 뷔페 레스토랑은 이 기간 디너 가격을 평상시보다 50% 이상 올렸다.
소공동 롯데호텔 뷔페 '라세느'는 평상시 디너 가격이 10만2000원이지만 24, 25일 저녁은 15만9000원이다.
장충동 신라호텔 '더 파크뷰'도 디너 가격이 기존 10만2000원에서 15만9000원(12월 18∼31일)으로 뛰었다.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테라스'는 평소 주말 디너 가격이 8만원대이지만, 24, 25, 31일 저녁에는 13만2000원으로 인상한다.
업체들은 가격 인상이 메뉴 변경에 따라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특별한 날에는 제공하는 메인요리가 늘어나는 등 메뉴가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에 외식업체가 가격을 올리는 현상은 특별한 날 밖에서 음식을 사먹는 우리 외식 문화와도 맞물려 있다. 외국에서는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모여 집에서 파티하는 문화가 일반적이지만 국내에서는 연인이나 가족이 밖에서 식사하려는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수요가 늘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업체들의 행태가 도를 지나쳐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폭리를 취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특별한 날이라고 가격을 올리거나 메뉴를 임의대로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수요자가 많다고 공급자가 고무줄처럼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부당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