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중국신문망]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대부분 기업은 갑작스러운 추위에 얼어 죽는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추위에 놀라 심장마비로 죽는다.” 알리바바의 마윈(馬雲·51) 회장이 가장 경계한 것은 ‘실패’ 자체가 아니었다. 실패로 인한 두려움이었다. 그는 ‘실패’를 당연한 것으로 봤다.
마윈 회장은 오늘이 아닌 내일에는 더 나쁜 일이 생길 것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하면 실제로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겁먹지 않고 맞설 수 있었다. 마윈 회장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닥치면 ‘오냐, 내가 또 한 번 견뎌내 주마’라고 되뇠다. 그는 “이렇게 과감히 부딪치다 보면 차츰 역경에 대한 맷집이 생기고 자신감도 붙는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나 불운을 피하지 않고 ‘직면’했다.
마윈 회장은 버틸 때까지 버티다 결국 1년 뒤 막강한 경쟁자와 합병하기로 했다. 항저우텔레콤은 지분의 70%를 보유했다. 지분이 30%밖에 없던 마윈 회장은 경영 발언권이 거의 없었다. 마윈 회장은 회사를 ‘중국의 야후’로 키우고 싶었지만 항저우텔레콤의 주요 목적은 이윤이었다. 마윈 회장이 내놓은 회사를 위한 혁신적인 계획들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주주 항저우텔레콤의 전횡에 못 이겨 마윈 회장은 결국 이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하지만 움츠러들지 않았다. 첫 인터넷 사업에서는 실패였지만 도전 정신을 잃지 않고 또 다른 길을 모색했다. 이후 비장하게 만든 회사가 알리바바다.
고난 앞에서 죽기살기로 버텨야 한다고 자신을 채찍질만 했던 것은 아니다. 마윈 회장은 자신에게 ‘괜찮다. 나는 나다. 아직 크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최소한 아직 살아는 있으니까’라고 말할 줄 알았다. 그는 “힘들 때는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 안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지혜, 희망, 용기는 경영에 필요한 ‘스킬’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난관에 부딪히면 이를 극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배울 것을 찾아냈다. 마윈 회장은 경찰 모집에 떨어지고 패스트푸트점 KFC와 호텔 입사 시험에도 탈락했다. 그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서른 번도 넘게 거절당해봤다”며 “수없이 거절당하고 좌절을 겪으면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마윈 회장은 스스로 말한다. “남보다 운이 좋은 것이 아니었다”고. 그는 남들보다 끈기가 더 있었을 뿐이다. 그의 특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남보다 1~2초 더 견디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