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은 등장에서부터 남달리 떨려 했다. 유준상은 “나도 이제 3년 뒤면 50살이다. 나도 놀란다.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면서 내 꿈을 펼쳐야지 하는 마음으로 노래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준상은 J N Joy 20이라는 이름으로 네 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유준상은 “내가 음악을 한다고 하니 웃더라. 이건 편견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제대로 준비를 해서 앨범을 한 번 내봐야겠다는 생각에 하게 됐다”고 말하며 “음악은 나와의 약속이었다. 17살 때 노트에 ‘언젠가 꼭 앨범을 내야지’라고 적었다. 그 때는 배우의 꿈도 없었다. 노트에 적은 약속을 45살에 지켰다. 노래를 정말 좋아했었다”고 꿈을 이룬 ‘어른이’의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유준상은 노래 앞에서 자유롭고 당당했다. 자신의 우상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의 등장에 눈물을 왈칵 쏟았던 유준상은 대중 앞에서 연기할 때와는 사뭇 다르게 진지하면서도 어딘가 모를 장난스러움이 묻어났다. 그리고 모든 노래에는 유준상이라는 자신만의 색깔이 담겨 있는 듯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느낌을 냈다. 유준상은 “내 노래는 1분 미리 듣기의 피해자다”라며 “전반부 1분만 들으면 노래에 대해 잘 모른다. ‘이렇게 성의가 없나’라고 하더라. 그 2분 이후를 들어야 한다”고 말하며 억울하다는 듯 토로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제대로 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음악 여행을 떠났다는 유준상은 그 때의 그 감정들을 오롯이 담아 노래를 완성했다. 다소 혼자만의 세계로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었지만 솔직하고 담백한 감성의 노래 가사와 그에 어울리는 서정적인 멜로디는 금세 500인 MC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제주도 올레 10길에서 말 두 마리를 보고 만들었다는 노래는 전혀 가사에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중독이 됐다.
유준상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질책에도 불구하고 해맑게 웃으며 만족한 눈치였다. 유준상의 순수한 마음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유준상은 “여행을 하고 걷고 생각하는 거다. 그 순간의 경험들을 바로 그 날 노래로 쓴다. 그건 우리만 할 수 있다. 그다음 1분 후 가사는 안 들으셨잖아요”라며 1분 미리 듣기의 폐해에 대해 설득하며 내내 얼굴에 진지함이 묻어났다.
음악에 대한 유준상의 열정은 즉흥곡에서도 묻어났다. 유준상은 영화 ‘전설의 주먹’을 찍다 인대파열에 저체온증까지 겪으며 죽을 뻔했던 때를 얘기했고 “그때의 그 감정을 노래로 만들어 줄 수 있나”라는 말에 2초 정도 고민을 하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지금 해보는 거죠. 우리 밴드들도 알아서 한 번 들어와 봐”라고 말했고, 유준상 밴드는 신기하게도 멜로디를 만들어 내 놀라움을 줬다.
여기에 유준상은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가사들을 재빠르게 조합하며 마치 원래 있었던 노래인 것처럼 술술 가사를 읊으며 또 한 번 놀라움을 줬다. 유준상은 ‘참 놀랐었지 / 참 어려줬지 / 내가 걸어온 길들 / 한 순간에 / 그 순간에 / 잊지 못할 일들 / 곧 나 떠난다는 생각이 내 귀에 / 내 볼에 내 몸에 스쳐간다 / 살고 싶어 살고 싶어 / 나의 아이들이 눈앞에 떠올라 / 잠시 잊은 듯 나를 잡아본다 / 내 기억을 잡아 / 날 잡아’라는 가사는 ‘유준상 천재설’을 만들어내며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유준상은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건, 나도 이제 사실은 50세를 앞두고 있어서 적은 나이는 아닌데 계속해서 꿈을 꿀 수 있고, 얼마든지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다는 것. 그걸 나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며 꿈의 소중함, 꿈의 대단함에 대해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