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봇물 일용직·치킨집으로 내몰리는 중장년층들

2015-12-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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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

드라마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끈 웹툰 미생의 대사 중 일부다. 국내 기업이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희망퇴직 등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으나, 회사를 떠난 직장인은 재취업 난관을 넘지 못해 일용직과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년고용종합대책을 보면, 퇴직자의 평균 나이는 53세로 재취업은 임시·일용직(45.6%), 생계형 자영업(26.7%)등으로 고용의 질이 후퇴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재취업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경련이 지난 5월 중장년 구직자 10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퇴직 이후 재취업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0%가 퇴직 이전에 ‘재취업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생계형 자영업자의 잇단 폐업과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증가다. 국세청이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개인사업자(자영업) 창업은 949만개, 폐업은 793만개로 자영업의 생존율이 1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창업한지 1년도 안돼 사업을 그만두거나 불투명한 자영업자는 신규 진입자의 15%로 대부분 사업부진을 이유로 꼽았다. 이는 곧 내수불황과 과당경쟁이 극에 달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통계청이 8월 기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자 수는 562만1000명으로 전년말(565만2000명) 대비 3만명 줄었고, 자영업자 수 역시 617만2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2005년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특별한 기술없이 쉽게 창업이 가능한 도소매업과 숙박, 음식업을 영위중인 개인사업자는 증가하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도매 및 소매업의 사업체 수는 96만388개로 2006년 86만5045개보다 10만개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종사자수도 248만2358명에서 289만9955명으로 불어났다. 또 숙박 및 음식업 사업체는 68만6225개로 2006년 대비 6만4522개가, 종사자수 역시 199만1476명으로 31만9176명이 증가했다.

특히 자영업자들 상당수는 편의점과 치킨업체 창업에 몰리는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편의점과 치킨업체의 수는 각각 2만5039개, 2만2529개로 나타났다. 특히 치킨전문점의 경우 프랜차이즈 업체만을 집계한 것이다. 개인사업자가 포함될 경우 3만여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KB경영연구소가 2013년 기준 KB카드 개인사업자 가맹점을 상대로 치킨전문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치킨전문점수는 3만6000여개로 미국의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의 전세계 매장 수(3만5429개)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치킨전문점의 10년 생존율은 20.5%로, 치킨전문점 창업자의 49.2%가 3년 이내에 폐업하는 등 구조적인 안정성은 취약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지며 1997년 외환위기때와 흡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당시에는 퇴직자를 일정부문 흡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반면,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며 “퇴직자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재취업 지원과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지원 및 기술교육 등 폭넓은 대책이 마련돼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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