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막병증에서 나노입자와 VEGF의 상호 작용 모식도(나노리서치 6월호 표지 사진) 나노입자(노란색)가 망막혈관(빨간색)에서 유리된 VEGF(파란색)에 작용하는 기전을 모식화했다. [그림=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이태걸 나노바이오측정센터 박사팀과 김정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팀이 나노입자를 이용해 실명의 주된 원인이 되는 혈관증식성 망막병증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16일 밝혔다.
망막병증은 다양한 연령층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발병하지만 공통적으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용어 설명 참고)로 인해 혈관들이 새로 만들어지는 ‘신생혈관’이 주 원인이다. 망막병증은 소아에서 미숙아망막병증과 선천성혈관증식성망막병증, 장년층에서 당뇨망막병증, 노년층에서 노인성황반변성 등이 있다.
그동안 의학계에서 나노입자가 진단적인 영상화 보조 수단이나 약물을 전달하는 운송체로만 활용됐다. 하지만 이번 성과는 나노입자 자체를 치료에 직접 적용했다는 데 큰 차이점이 있다.
공동 연구팀은 나노입자를 망막병증의 치료제로 적용할 때 입자의 종류보다는 ‘크기’에 따라 VEGF에 대한 부착 정도에 차이가 생기고 그에 따른 치료 효과도 달라지는 것을 밝혀냈다. 나노 입자의 크기가 100nm일 때 보다 20nm 일 때 치료에 더 효과적이다. 이 연구 결과는 나노 리서치(Nano Research) 지난해 6월호 표지 논문에 실렸다.

이태걸 나노바이오측정센터 박사(왼쪽), 김정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이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입자 자체를 사용함으로써 화학적 공정이 들어가지 않은 안전한 치료법"이라며 "앞으로 각종 암 질병 및 류마티즘 등 혈관의 생성과 연관된 질병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까지는 질환 동물 모델에서 효과를 확인하였고 추후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을 거친 후 신약시판 허가 단계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 중에서 무기 나노입자를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신생 혈관 관련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사용하는 원천기술은 국내 및 미국 특허에 최근 등록됐다.
☞ 혈관내피성장인자(VEGF·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혈관형성과 혈관신생을 자극하는 신호 단백질이다. 주로 암세포 또는 자체 세포들에 의해 생성된 후 표피세포의 표면에 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