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주에 이어 또 다시 고시환율을 높였다. 고시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위안화 가치는 빠르게 떨어지는 형국이다. 이번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결정도 예고돼 중국 당국이 이를 의식한 환율전쟁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인민은행은 14일 달러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을 6.4495위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1일의 6.4358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위안화 가치는 다시 0.21% 절하됐다. 인민은행이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의 고시환율을 제시하면서 위안화 가치도 4년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달러에 고정(페그)됐던 위안화 환율을 다른 주요 무역파트너 국가 통화로 구성된 '통화바스켓'에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바꿀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노무라 증권 등은 "중국이 달러 대신 통화바스켓을 선택할 경우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약세, 즉 위안화 절하를 한층 쉽게 유도할 수 있다"면서 "인민은행의 환율방식 전환 예고는 위안화 추가 완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외환거래센터(CFETS)는 11일 13개 통화환율로 구성된 'CFETS 위안화 환율지수'를 발표하며 환율 방식 변경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11일 발표된 위안화 환율지수(11월 30일 기준)는 102.93으로 위안화가 통화바스켓 구성 통화에 비해 지난해 말 대비 2.93% 절상된 상태임을 보여줬다. 14일 공개한 11일 기준 위안화 환율지수는 101.45로 여전히 1.45% 절상분이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환율 방식이 변경될 경우 최소 절상폭 만큼의 위안화 가치 절하가 가능하고 미국 역시 위안화 절하를 무조건 비난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중국 인민은행의 '의중' 외에 최근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는 중국 경기도 위안화 평가 절하 압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 수출입이 동반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자본 엑소더스도 속도가 붙고 있다. 11월 중국 외환보유액은 34개월래 최저치인 3조4400억 달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