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골든스테이트 공식 페이스북]
하지만 드디어 ‘포스트 조던’이 아닌 본인 스스로가 아이콘이 되려는 인물이 나타났다. 바로 스테판 커리다.
커리는 2014-2015시즌 소속팀 골든스테이트를 우승시키며 정규시즌 MVP에 올랐고 NBA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그를 상징하는 건 3점 슛이다. 그는 2013-2014 단일 시즌 3점슛 신기록을 세우더니(272개),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에는 무려 286개를 꽂아 넣으며 본인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는 더하다. 아직 2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 119개를 성공시켰다. 이대로라면 시즌 종료 시점에 400개가 넘는 3점 슛을 성공시키게 된다.
더군다나 성공률도 높다. 이번 시즌 평균 11.1개를 던져 5.2개나 성공시켰다. 46.5%의 성공률이다. 그보다 3점슛 성공률이 높은 선수는 카와이 레너드(샌안토니오)와 덕 맥더멋(시카고) 밖에 없는데 이들의 경기당 3점 슛 개수는 각각 2개와 1.6개로 커리의 반에도 못 미친다. 커리는 3점 슛 능력을 비롯해 드라이브인, 미들 슛 등 다양한 옵션으로 NBA 전체에서 득점 1위(평균 32점)를 질주하고 있다. 스틸 4위(2.3개) 어시스트 19위(6개)에서도 좋은 기록을 보이고 있다. 그의 소속팀 골든스테이트도 개막 후 23연승을 달리며 NBA전체 팀중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중이다.
문제는 그의 본 포지션이 포인트 가드라는 점이다. 직접 볼을 가지고 하프라인을 넘어온다. 더군다나 볼 핸들링이 워낙 좋고, 스피드도 빠른 편이라 수비수 한명이 마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작년 NBA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는 커리가 하프라인을 넘기 직전부터 더블 팀을 붙여 강하게 압박하는 전술을 썼다. 커리는 때문에 2차전에서 부진하며 파쇄법이 나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극복해냈다. 그는 동료를 활용할 줄 아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더블 팀이 붙으면 틈을 봐서 패스를 돌리거나 패스 모션을 통한 페이크 모션을 통해 수비수 사이를 유려하게 돌파해냈다. 때문에 파이널에서 커리의 득점이 줄기도 했지만 골든스테이트는 더 강해졌다. 커리를 의식하면 ‘스플래쉬 브라더스’ 클레이 탐슨이나 안드레 이궈달라에게 기회가 갔고, 커리의 패스를 의식하면 그의 3점이 다시 불을 뿜었다. 그는 NBA 역사상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종류의 선수였다.
뛰어난 실력과 독특한 스타일은 그를 이미 하나의 아이콘으로 만들고 있다. 그는 2009년 드래프트 당시 ‘신체능력은 NBA 표준에 미치지 못하며, 골대 근처에서 좋은 득점원이 아니고 볼 핸들링도 약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무수한 노력으로 자신만의 슛 스타일을 만들고 NBA 정상급의 볼 핸들링을 가지게 됐다. 이런 그의 스토리는 그의 ‘드라마’를 더 극적으로 만든다. 또 박빙 상황에 더 강해지는 그의 성향은 스타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그는 팀이 리드를 뺏겼을 때 슛 시도와 성공률, 득점율이 모두 올라가는 놀라운 선수다.
지난 7월 1일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커리가 르브론 제임스를 제치고 생애 처음으로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 정점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수년간 ‘킹’으로 별명으로 불리며 NBA를 지배한 르브론을 넘어선 것은 큰 의미다. NBA 최고의 스타로 거듭난 것이다. 그는 역사상 최고의 슈터이자, 포인트 가드면서 최고의 득점력을 지닌 MVP로 기억될 것이다. ‘포스트 조던’이 우리는 어쩌면 역사에 남을 선수의 현재를 보고 있는 지도 모른다. 또 10년 후 즈음 등장하는 훌륭한 슈터들에게는 ‘포스트 커리’라는 그늘이 드리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