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취임 2년차에 접어든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조직개편 및 인사 등을 통해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본격적으로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각각 취임 이후 본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는 한편 내년 경영을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들 CEO의 인사는 집권 2년차를 맞이해 취임 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김 회장의 경우 지난 4월 회장직에 오른 뒤 처음으로 자회사 CEO 선임 인사를 실시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12월 말 취임 후 1년 만에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김 회장과 이 행장의 공통점은 취임 2년차를 맞이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내년 핵심 경영전략에서도 나타난다.
농협금융의 경우 해외진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전략국을 신설하기로 했다. 해외진출 관련 기획 및 전략을 수립하고 자회사의 해외사업을 조정하기 위한 조치다. 또 중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등을 대상으로 전략적 지분투자 등을 통한 해외진출을 검토할 전망이다. 또 영업력 강화를 위해 농협은행 내 '스마트금융센터'를 신설하는 한편 기업고객 발굴 강화를 위해 기업고객 아웃바운드 마케팅 전담조직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 행장의 조직개편 및 인사 역시 영업력 중시와 해외사업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취임 후 줄곧 영업력 강화를 강조한 만큼 업무 연관성이 높은 조직을 묶어 관리하는 그룹제를 도입했다. 연말 인사 시즌마다 반복됐던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최초로 정기 인사이동 전 본부부서장을 사전에 내정하는 '본부부서장 사전 인사 발령제'도 시행했다. 더불어 이 행장은 해외투자와 해외 우량자산 확대를 위해 IB사업단을 본부로 격상시켜 글로벌그룹 산하 조직으로 개편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CEO의 인사가 취임 후 최초로 이뤄진 만큼 각자의 고유한 경영철학을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취임 후 경영전략을 새로 수립하거나 임원 및 계열사 CEO들을 대거 교체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조직 안정을 위해 자제하는 것 같다"며 "내년은 이들 CEO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드라이브를 거는 1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