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본격 색깔 드러내는 금융사 CEO들

2015-12-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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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이광구, 나란히 집권 2년차 맞아 첫 인사

해외사업·영업력 강화 공통점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각사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취임 2년차에 접어든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조직개편 및 인사 등을 통해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본격적으로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각각 취임 이후 본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는 한편 내년 경영을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김 회장은 지난 9일 차기 NH농협은행장에 이경섭 농협금융 부사장을 선임했고, 이 행장은 최근 부행장을 대거 교체했다. 김 회장의 경우 그동안 굵직한 현안들을 도맡아 처리해온 이 부사장을 차기 행장으로 선임해 성장폭 확대를 주문했으며, 이 행장은 성과주의 중심 인사에 중점을 뒀다.

이들 CEO의 인사는 집권 2년차를 맞이해 취임 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김 회장의 경우 지난 4월 회장직에 오른 뒤 처음으로 자회사 CEO 선임 인사를 실시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12월 말 취임 후 1년 만에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김 회장과 이 행장의 공통점은 취임 2년차를 맞이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내년 핵심 경영전략에서도 나타난다.

농협금융의 경우 해외진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전략국을 신설하기로 했다. 해외진출 관련 기획 및 전략을 수립하고 자회사의 해외사업을 조정하기 위한 조치다. 또 중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등을 대상으로 전략적 지분투자 등을 통한 해외진출을 검토할 전망이다. 또 영업력 강화를 위해 농협은행 내 '스마트금융센터'를 신설하는 한편 기업고객 발굴 강화를 위해 기업고객 아웃바운드 마케팅 전담조직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 행장의 조직개편 및 인사 역시 영업력 중시와 해외사업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취임 후 줄곧 영업력 강화를 강조한 만큼 업무 연관성이 높은 조직을 묶어 관리하는 그룹제를 도입했다. 연말 인사 시즌마다 반복됐던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최초로 정기 인사이동 전 본부부서장을 사전에 내정하는 '본부부서장 사전 인사 발령제'도 시행했다. 더불어 이 행장은 해외투자와 해외 우량자산 확대를 위해 IB사업단을 본부로 격상시켜 글로벌그룹 산하 조직으로 개편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CEO의 인사가 취임 후 최초로 이뤄진 만큼 각자의 고유한 경영철학을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취임 후 경영전략을 새로 수립하거나 임원 및 계열사 CEO들을 대거 교체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조직 안정을 위해 자제하는 것 같다"며 "내년은 이들 CEO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드라이브를 거는 1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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