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신의 화가 반 고흐의 생애는 그의 유명세만큼이나 이제까지 수많은 책과 영화의 소재로 다뤄졌다. 대부분의 책이 그의 일생을 다루는 반면, 이 책은 프로방스의 따뜻한 아를로 떠나는 고흐와 그를 배웅하는 동생 테오가 등장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귀엽고 간결한 그림체의 만화로 가볍게 읽을 수 있으나,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가볍지만은 않다.
고흐는 잘 팔리는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작품에 개성과 감정을 싣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작업에 매진하고, 동생 테오는 이러한 형의 아낌없는 물질적, 정신적 후원자가 되어준다. 만화 곳곳에 숨어있는 고흐의 위대한 명작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 말미에 나온 고흐가 생전에 했던 ‘지금껏 내 인생엔 행운과 불운 모두 깃들었지만, 불운만 있었던 건 아니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이 어떤 모습으로 찾아오건 기꺼이 손 내밀어 붙들자’는 말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