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논란의 골든 글러브···그 이유는?

2015-12-09 18:24
  • 글자크기 설정

[사진=KBO 페이스북 제공]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2015년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201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몇몇 포지션에서 예상치 못한 선수들이 상을 수상하며 객관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8일 오후 4시40분 서울시 양재동 The-K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201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총 10개의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들을 한 명(외야 3명)씩 가려냈다. 하지만 선정 결과를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이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되는 포지션은 세 개다. 바로 이승엽(삼성·39)이 수상한 지명타자, 김재호(두산·30세)가 받은 유격수, 양의지(두산·28)가 받은 포수 부분이다.

당초 지명 타자 부분에서 수상이 유력했던 선수는 최준석(롯데·32)이다. 최준석은 타율과 팀 전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득점 부분을 빼면 사실상 이승엽에 비해 모든 기록에서 앞서 있다. 특히 100타석 가까이 경기에 더 나섰고, 타점 109개(이승엽 90개)를 쓸어 담았으며, 볼넷 108(이승엽 40개)개를 얻어내는 등 기록에서 이승엽을 압도했다. 더군다나 수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명타자 부분이기에 다른 변수가 있었다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이승엽의 명성이나 삼성의 정규리그 우승 프리미엄이 붙지 않았다고 보기 힘든 이유다.

유격수 부분은 더 하다. 김재호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김하성은 타율과 출루율을 제외하고는 모든 기록에서 김재호에 앞서 있다. 특히 생산성 측면에서는 압도적이다. 김하성은 올해 홈런 19개를 때리며 73타점을 올려 홈런 3개에 50타점을 올린 김재호를 압도했다. 더군다나 뛰기도 많이 뛰어서 도루를 22개나 기록했다. 김재호는 겨우 7번 뛰었다. 다만 김재호는 김하성에 비해 실책수가 김하성에 비해 7개 적다. 하지만 수비에 가중치를 뒀다면 올 시즌 유격수 포지션에서 최고의 수비를 보여준 오지환(LG·25)이 골든 글러브를 받았어야 했다.

포수 부분도 납득하기 힘들다. 양의지는 200표 차이로 강민호(롯데·30)를 눌렀다. 양의지가 타율, 안타 등 몇몇 부분에서 앞서지만 생산성 측면에서 강민호는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강민호는 OPS 1.060을 기록, 역대 포수 포지션 최고 OPS를 기록했다. 또 KBO 역사상 최초로 포수 3할, 30홈런을 기록했다. 또 포수로써 달성하기 힘든 30홈런, 4할대 출루율, 6할대 장타율을 해냈다. 두 포수의 수비 스탯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도루 저지율에서는 강민호가 압도한다. 강민호의 도루 저지율은 34.5%, 양의지는 29.2%다.

이렇게 객관적 지표와 수상자가 갈리는 이유는 투표를 하는 기자들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포지션 수상자 세 명은 모두 우승팀 선수들이다. 이승엽의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 시즌 5연패를 달성했고, 양의지와 김재호는 두산 베어스의 한국 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개인의 기량으로 상을 수여하는 골든 글러브에 팀의 성적을 반영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9명이 뛰는 팀 스포츠 야구에서 약팀의 선수는 최고의 활약을 펼쳐도 절대 상을 받을 수 없다.

또 ‘슬버 슬러거’ 상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골든 글러브는 애당초 MLB에서 최고의 수비수를 가려내기 위해 만들어진 상이다. 하지만 한국의 골든글러브는 공격력을 기준으로 선정하고 시상하는 상에 가깝다. 때문에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은 평가 절하되는 경향이 다분하다. 올바른 평가를 위해서는 공·수를 분리해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