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총선심판론' 다시 꺼내들며 국회 고강도 압박…경제활성화ㆍ노동개혁 입법 처리 촉구

2015-12-08 16:12
  • 글자크기 설정

국무회의 주재, …모두발언 14분 대부분 야당 비판 등 법안처리 문제에 할애

"야당, 참여정부 집권시절 적극 추진하던 정책을 이제와 반대"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 종료를 하루 앞둔 8일 노동개혁법안 등의 처리 지연과 관련, "국회가 명분과 이념의 프레임에 갇힌 채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이 돼 청년들의 희망을 볼모로 잡고 있는 동안 우리 청년들의 고통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면서 독설을 쏟아내며 정치권을 강력히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회가 말로는 일자리 창출을 외치면서도 행동은 정반대로 해 노동개혁 입법을 무산시킨다면 국민의 열망은 실망과 분노가 되어 되돌아올 것"이라며 경제활성화․노동개혁법안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 국회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국회인가. 지금 정치권에서 온통 선거에만 신경쓰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의 이런 모습을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선거에서 선택을 하는 것도 우리 국민이 아니겠는가"라며 ‘총선심판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서 발표한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에도 보건·의료 분야가 분명히 포함돼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신년연설에서 일자리를 위해서는 의료·서비스 분야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해야 한다면서 법안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는데 집권하던 시절에 적극 추진하던 정책을 이제 와서 반대한다면 과연 누가 그 뜻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가 있겠냐"라고 야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통령이 공개적인 국무회의 석상에서 법안 처리와 관련해 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지난달 10일과 24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다. 전날인 7일 여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회동에서도 “두고두고 가슴을 칠 일...내년에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정말 얼굴을 들 수 있겠느냐”고 정치권을 강하게 성토한 바 있다.

이같은 박 대통령의 날선 발언에는 이들 법안들이 이번 정기국회와 이어질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다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19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법안이 자동폐기될 수 있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박근혜정부의 4대 개혁이 빛이 바래지고 집권4년차 개혁 동력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깔려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14분간의 국무회의 모두 발언 시간 상당 부분을 법안 처리 문제에 할애했다. 당초 영상 국무회의로 진행하려던 것을 청와대에서 하는 일반 국무회의로 긴급 전환, 국무위원들을 전원 소집해 법안 처리 지원에 나서라고 독려했다.

한편으로는 박 대통령의 잇따른 ‘총선심판론’ 발언을 두고 내년 총선 프레임을 ‘야당심판론’으로 끌고 가겠다는 고도의 선거전략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명분과 이념의 프레임에 갇힌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 "노동시장 개혁 거부는 청년과 나라의 미래에 족쇄"라는 표현을 써가며 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또 ‘국정원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테러방지법 처리에 반대한다’는 야당을 향해 “앞으로 상상하기 힘든 테러로 우리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됐을 때 그 책임이 국회에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국민이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야당에 화력을 집중했다.

그러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연이은 박 대통령의 야당 때리기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박 대통령을 향해 "경제 안되는 것에 국회 탓을 그만두고 우리 경제 살리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도 해외 나가면 포용적 성장한다고 말하지 않느냐"며 "그렇다면 비정규직 줄이고 최저 임금을 높이는 등 노동 정책도 포용적 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개혁 5개 법안에 대해 “개악, 개선이 뒤섞여 있다”며 기간제법과 파견법 개정안을 제외한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상보험법 개정안은 처리가 가능하다며 분리처리 입장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최초로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시장개혁 5대 법안(노동5법)'의 '패키지' 처리를 주장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연말 정국은 더욱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