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가계대출이 12조원으로 늘어난 가운데 서울 여의도 한 은행의 대출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지난 10월 금융사가 가계에 빌려준 돈이 또 폭증했다. 주택 거래의 증가로 집단대출이 확대됐고, 가계소비로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0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11조8000억원 늘었다. 이같은 증가폭은 종전 최대치였던 4월의 10조1000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로써 금융권 가계대출금의 10월 말 잔액은 792조400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주택금융공사 양도분 등 107조4000억원을 합친 금액은 899조8000억원으로 900조원에 육박했다.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이 가계에 빌려준 자금으로, 가계의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합친 가계 빚(가계신용) 증가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7조5000억원 늘었다. 8조원이 증가한 지난 4월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 규모이고 10월 만의 증가 규모로는 최대 기록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호조로 건설업체들의 분양물량이 늘면서 집단대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가을 이사철 주택구입 수요도 대출 증가에 한 몫 했다.
마이너스 대출이나 신용 대출 등의 기타 대출도 한 달간 4조3000억원 급증하면서 월중 증가 폭으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기타 대출 증가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각종 소비확대 정책에 맞춰 가계가 소비를 늘리면서 마이너스 대출이나 신용 대출 이 늘어난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권 별로는 은행의 가계대출이 8조6000억원,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3조2000억원 늘었다.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이 6조7000억원이고 기타대출은 1조90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주택담보대출이 8000억원에 그친 반면 기타대출이 2조4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6조9000억원(주담대 4조8000억원) 늘었고 비수도권은 4조9000억원(주담대 2조6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