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초대형 글로벌 해운선사의 탄생이 임박하면서 해운업계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3위의 프랑스 국적 선사 CMA CGM은 세계 13위인 싱가포르의 넵튠 오리엔트 라인스(NOL)에 50억 달러(약 5조8400억원)의 인수가를 제안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최근 수년간 해운업계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M&A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CMA CGM은 NOL의 최대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단독 협상에 들어갔다. 테마섹은 NOL의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테마섹이 CMA CGM에 '철회 불가능한 계약(irrevocable undertaking)'을 조건으로 지분 매각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WSJ는 "최근 해운업계는 선복량 과잉공급과 물동량 부족으로 기업간 연맹 또는 비용감축 등을 통해 활로 구축에 나서고 있다"면서 "CMA CGM이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중국 양대 국영 해운선사 코스코(COSCO)와 차이나시핑그룹의 인수합병 임박에 따른 압박을 느껴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세계 해운시장에서 점유율 5%를 넘는 기업은 거의 없으며, NOL은 3%를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CMA CGM은 NOL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아시아-북미 노선으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는 점에서 해운시장에 적지 않은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NOL은 업계 불황 속에 지난 3분기 96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어왔고, 수개월간 인수자를 물색해왔다. 앞서 NOL은 일본 긴테쓰익스프레스에 흑자를 내오던 물류 부문 APL로지스틱스를 12억 달러에 매각하고 본사 건물과 일부 보유 선박을 매물로 내놓는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CMA CGM 측은 "우리는 글로벌 해운산업의 허브인 싱가포르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해운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