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 대기업 임원 인사 트렌드는…‘변화보다 안정’

2015-12-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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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올해 유통 대기업 정기 임원 인사의 핵심 키워드로 ‘변화보다 안정’이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관련 기업들이 대규모 인사이동을 하기에는 부담 요소가 많아 소폭이나 유임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을 했는데 적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업계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K 세일데이 행사 등으로 연말 실적이 다소 나아졌다. 하지만 이는 6월 이후 업계를 강타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부진을 만회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실적 부진은 문책성 인사나 쇄신이 불가피한 부분인데도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당국의 세무조사와 경영권 분쟁에 따른 악재, 면세점 특허 획득 여부에 따른 복잡한 함수관계가 얽히고설키면서 해당 오너들은 현재 임원들만큼의 적임자를 찾을 수 없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지난 3일 발표한 정기인사에서 지난해보다 18명 많은 85명의 임원을 교체했다. 다만 전략실장 김해성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이갑수 영업총괄부문 대표와 투톱 체제는 유지해 안정에 힘을 실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인 정유경 백화점 총괄부사장이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하고,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 겸 영업전략실장이 백화점 대표 겸 상품본부장으로 현재 맡은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승진만 했다. 권혁구 전략실장 사장도 마찬가지 사례다. 교체라기보다는 성과에 따른 승진이 대부분이라고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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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임원 인사가 남은 유통 대기업으론 롯데, 현대백화점그룹, CJ그룹 등이 손에 꼽힌다.
 
롯데는 올해만큼 다사다난했던 해도 없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왜색 논란과 함께 그룹의 불투명한 경영, 복잡한 지분구조 등의 여파로 사실상 경쟁 상대가 없던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을 수성하지 못해 연간 5000억원의 매출을 한순간에 날려 버렸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사건이 연일 계속되는 상황에서 핵심 참모들을 다른 곳을 배치하는 무리수를 둘 수 없는 처지다.

현재 최대 과제인 신동주 전 회장과의 경영권 투쟁에서 승리해 ‘원 롯데·원 리더’ 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신 회장은 소위 ‘신동빈의 남자’로 분류되는 정책본부장인 이인원 부회장과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실장 등은 계속 옆에 둘 가능성이 크다. 대국민 공약인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호텔롯데 상장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 작업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해야하기 때문이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의 경우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한 롯데월드타워 공사와 제2롯데월드몰 관리의 중심에 서 있어 이동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이다.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한 곳을 수성하는데 그친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의 경우 신 회장이 본인이 탈락의 이유로 '99% 자리의 탓'이라고 밝힌 만큼 교체 가능성이 적다.

이밖에 지난해 4월부터 롯데쇼핑 대표를 맡은 이원준이나 2012년부터 롯데홈쇼핑을 이끄는 강현구 대표의 유임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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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2월 12일 임원 인사를 단행한 만큼 올해도 12월 말 이전에 인사를 낼 가능성이 크다.

그룹 임원 중 이달 31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급 인사 대상자는 기획조정본부 김관수 홍보실 부실장, 장영순 인재개발원장, 김창섭 사업개발팀장, 윤영식 미래전략팀장 등이다. 상품본부에서는 안용준 생활사업부장, 유태영 해외·잡화사업부장, 노성렬 패션사업부장 등이 인사 대상자다.

영업전략실에서는 정지영 영업전략실장, 김광수 회원운영 관리담당 등이 있다. 경영지원본부에서는 박민희 재무담당, 안병석 총무담당, 백부기 인사담당, 민왕일 회계담당, 최보규 상근 신규점 프로젝트담당, 이희준 e-커머스사업부장, 이진원 한무쇼핑 관리담당도 대상자다.

특정 임원이 이름이 구체적으로 오르내리지는 않지만 최근 2년 동안 주요 사장단 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일부 교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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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오너 부재로 비상경영 중인 CJ그룹은 매년 10월 임원 인사를 했다. 그러나 오는 15일 열리는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 결과 따라 인사 시기나 폭이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회장 구속 이후 신임 임원에 대한 인사만 이뤄질 정도로 승진과 퇴임한 임원의 수는 손에 꼽힌다. 따라서 이번 인사에서는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위한 대폭적인 교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에선 사장단의 인사에 무게가 실린다. 그룹 비상경영위원회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참여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관측된다.

신현재 CJ 경영총괄 부사장, 김성수 CJ E&M 부사장, 김일천 CJ오쇼핑 부사장 역시 유력한 승진 대상자로 꼽힌다. 이밖에 이해선 CJ제일제당 총괄부사장, 허민회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 부사장 역시 승진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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