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성취감·자신감 심어주는 흙놀이…"과학원리도 배워요"

2015-12-0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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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천과학원 전통 도예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의 모습.  [사진=현공방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과학을 배우는 과학관에 도예 체험교실이 왜 있을까요? 자, 이제부터 흙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의 원리를 찾아볼게요.”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화~일요일까지 매주 전통 도예 체험 수업이 열린다. 3일 과천과학관에서 만난 권지영 현공방 원장은 “아이들이 엄청나게 좋아한다”면서 “울던 아이도 흙을 만지면 울음을 그치고 푹 빠져서 놀 정도”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흙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라며 ”흙을 통해 감각기관을 발달시키고 과학 원리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접 만지고, 뭉치고, 두드리고, 뜯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관찰력, 창의력을 키우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면서 ”자신이 생각한 것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흙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사회적 행동변화와 정신적 성장을 끌어낸다는 분석은 이미 많이 나왔다. 김미경 씨는 2004년 중앙대 석사 논문 '점토놀이를 통한 유아의 사회적 행동 변화'에서 "점토놀이는 취학 전 아동들의 언어 표현력 부족으로 인한 욕구불만이나 갈등의 표현을 대신 해줘 표현능력을 길러준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자신의 표현활동에서 우연한 상황에 쉽게 적응해 정서적 안정을 갖게 되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동은 자신의 경험세계와 훌륭하게 동일화 할 수 있는 용이함과 유연성을 갖게 돼 정서발달을 도와준다"고 덧붙였다.

정은숙 씨는 지난 2011년 경희대 석사 논문 '어린이들의 점토표현양상에 따른 정서 변화 연구'에서 “아이들은 점토놀이를 하면서 혼잣말하고 자신의 속마음을 점토로 표출한다”면서 “일련의 놀이 과정을 통해 점차 아이들이 갖고 있던 문제점이 줄어들고 긍정적인 사고와 주도적인 문제해결 능력, 자신감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과학관 내 공방에서는 흙을 통한 과학 원리도 배울 수 있다. 권 원장은 “흙에 불을 가해 구우면 단단해지면서 열에 강한 소재로 바뀐다. 이 소재를 이용해 과학기술이 많은 발전을 한 것”이라며 “흙을 채에 걸러 가루로 만든 후 물과 섞어 짓이기면 작은 입자들이 모여 뭉치는 힘이 생긴다. 이를 점력 또는 점성이라고 하는데 이 힘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도자기를 가마에 넣고 구울 때마다 흙 부피도 줄어드는 것도 직접 볼 수 있다. 권 원장은 “제대로 말리지 않고 구우면 가마 안에서 도자기가 뻥 하고 터진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마르지 않은 도자기에 열이 가해지면 흙 안에 있는 수분은 팽창한다”고 설명했다. 

과천과학관에서는 5세부터 초·중·고교생, 성인을 대상으로 2년 과정의 정규반과 일일체험, 단체체험, 물레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정규 수업 정원은 5명 정도다. 권 원장은 “옆에서 일대일로 아이들 손을 잡아주면서 일일이 설명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지영 현공방 원장이 국립과천과학원 내 전통도예체험공방에서 참가어린이에게 물레를 이용한 도자기 만드는 법을 설명해주고 있다.[사진=현공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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