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중국을 대표할 정도는 아니지만 눈 앞의 이익보다는 중·장기적 이익을 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실력을 키우고 있는 기업.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상술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저장(浙江)성 '원저우상(溫州商)' 출신이 경영하는 중국 4대 제화업체다.
예로부터 원저우는 신발로 유명했다. 명(明)나라 때에도 원저우산 가죽신을 황실에 바쳤을 정도다. 중국의 초고속 성장과 함께 원저우를 중국 대표 '제조업' 도시로 부상시킨 동력도 라이터와 안경, 그리고 신발이었다.
하지만 최근 원저우의 상황은 녹록치않다. 중국 경기가 부진을 이어가고 단순 제조업의 경쟁력도 하락세다. 너도 나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수 많은 기업의 도태를 부추겼다.
하지만 아오캉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저가, 저품질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실력'을 내세웠다. 이탈리아 구두 장인 기술을 도입하고 자체 기술력과 제품 품질을 높인 것이 소비자의 반응을 얻어내면서 시장에서 입지를 확실히 굳힐 수 있었다.
아오캉그룹은 현재 전국 30여개 성·시·자치구에 3000여개의 매장을 열고 중국인의 발을 공략하고 있다. 기업 연간 산업생산 규모는 40억 위안(약 7244억원) 이상, 브랜드 가치는 50억 위안 수준이다. 직원 수는 2만여명, 대형 구두신발 생산공장 3곳, 5개의 유명 신발 브랜드를 확보한 상태다.
기업의 입지를 다진 후 아오캉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우선,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의 물결을 타고 동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알리바바 등과 협력해 O2O 시장 공략에 돌입한 것이다.
세계인의 쇼핑 축제로 거듭난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11월 11일 솔로데이에도 아오캉은 양호한 실적을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쇼핑 이벤트 시작 한 시간만에 5000만 위안 매출을 달성해 제화업체 1위에 랭크됐다. 당일 오후 4시 반(현지시각)기준 매출규모가 8000만 위안(약 145억원)을 넘어서면서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매출 신장에 성공했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에도 착수했다. 아오캉은 지난 8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미국의 스케쳐스(Skechers)와 전략적 협력을 약속하며 글로벌 감각 익히기에 나섰다. 아오캉은 스케처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향후 5년간 중국 내 1000여개의 스케쳐스 전문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스케쳐스는 포브스 선정 올해 미국 의류·신발 브랜드 실적 2위를 차지한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이번 협력이 아오캉에게는 해외 선진기업의 마케팅 노하우, 기술력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제화산업 외에 기타 분야로도 사업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제화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상업용 부동산, 바이오산업 등 사업 다변화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