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서울]미나와 상반된 모습···연예인이 아닌 '진짜 파이터'였던 추성훈

2015-11-3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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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 선수가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UFC서울 선수 공개 훈련'에 참석해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추성훈이 예능인 ‘사랑이 아빠’가 아닌 격투기 선수 ‘섹시야마’의 모습을 보였다.

추성훈(40)은 지난 28일 서울 둔촌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SEOUL: 헨더슨 vs 마스비달​' 웰터급 경기에서 알베르토 미나(33·브라질)에 판정패했다.

1라운드 탐색전을 벌인 추성훈은 2라운드 들어 전진 스텝에 이은 스트레이트로 상대를 압박했지만 라운드 막판 상대 카운터에 휘청했다. 그로기 상태에 빠진 추성훈은 상대 공격을 계속 허용하면서도 클린치 상황을 만들며 겨우 버텼다. 결국 공이 울렸고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UFC 규정에 의하면 심판은 라운드 별로 점수를 매긴다. 1,2라운드를 모두 내준 추성훈 입장에서 3라운드에서 상대를 KO를 시키지 못하면 패배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문제는 미나가 KO는 물론이고 한 번도 패배를 허용하지 않은 영리한 선수라는 것이다. 2라운드가 끝나고 코너에 앉아 회복하던 추성훈의 얼굴에도 막막한 감정이 엿보였다.

그래도 추성훈은 힘을 냈다. 3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대 역전극을 노리며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결국 큰 펀치가 미나의 안면을 강타했고 미나는 경기 첫 다운을 당했다. 추성훈은 2라운드에서 그로기 상태에 빠졌던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체력과 타격 실력을 선보였다. 물론 영리한 미나가 그라운드를 유도하며 시간을 끌어 아쉽게 KO시키지 못하고 패했지만 저력이 느껴졌다.

해외의 한 언론에서는 경기 전 추성훈의 패배를 예상하며 “격투가 보다는 방송인”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추성훈은 옥타곤내에서 누구보다 ‘격투가’에 가까웠다.

추성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2라운드가 끝나고 사실 경기를 포기하려 했었다”며 “하지만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관객들의 목소리에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힘을 냈다”고 말해 큰 감동을 줬다.

추성훈이 이 날 보여준 투혼과 마흔의 나이에도 늘 3라운드 내내 상대를 압박할 체력을 지닌점, 그리고 한번도 계체에 실패한 적이 없다는 점은 그가 진정한 프로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추성훈은 단순히 예능을 한다는 이유로 비난 받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오히려 프로 격투가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건 미나였다. 미나는 경기 전 미디어데이를 통해 부족한 스테미너를 지적당하자 “격투기는 보디빌딩이나, 육상이 아니다. 체력 훈련보다는 기술적인 부분에 더 집중하겠다”고 거만하게 말했다.

비록 결과는 미나의 승리로 끝났지만 3라운드 체력이 떨어져 바닥에 등을 대고 쉬던 미나의 모습은 두고두고 비난 받을 게 분명하다.

물론 체력 훈련은 힘들고 승기를 잡은 상태에서 시간을 끄는 것도 일종의 전략으로도 볼 수 있지만 프로 격투기 선수는 단순히 이기는 것만을 보여주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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