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발목 잡은 수출, 내년엔 살아날까

2015-11-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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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경제성장률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던 수출이 내년엔 살아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2016년엔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 수출이 최악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마이너스 성장은 면하겠지만 수출 여건이 근본적으로 나아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 흔들리는 수출…경제성장률 기여도 5년 만에 마이너스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은 올해 들어 매월 전년 대비 감소세를 지속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월 수출액은 434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5.8%나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올해 상반기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는 -0.9%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분기 역시 -0.7%를 나타내 올해 3분기까지 순수출 기여도는 -1%포인트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올해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010년 -1.4%로 떨어지고서 2011년 0.9%, 2012∼2013년 각 1.5%, 2014년 0.5%로 플러스를 기록해왔다.

◆ 세계 교역 규모 자체가 줄었다지만 한국은 더 심각

수출 부진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다. 저유가와 세계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교역 규모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중국 등 경쟁국에 밀려 주력 수출 품목의 수출이 더욱 심각하게 줄어드는 상태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10대 산업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이후 10대 산업 구성을 살펴봐도 IT, 수송기계, 기계, 철강제품, 화학 등의 산업들이 주류를 이루며 큰 변화가 없다.

30대 수출품목의 경우도 2010년 이후 단 3개 품목(인쇄회로, 원동기, 철강관)만 새로 편입됐을 뿐 나머지는 그대로였다.

또한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심해지는 점도 문제다.

이들 G2가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에는 30%대 초반이었지만 올해는 39%에 달한다.

포스트 차이나 발굴 등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

◆ 내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 1.0~3.9%…"기저효과 영향"

주요 경제 전망 기관의 내년 수출(통관 기준) 증가율 전망치는 올해 대비 1.0∼3.9%로 수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월 전망 때 1.0%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놨고 한국은행과 LG경제연구원은 2.8% 성장을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9%, 한국경제연구원은 3.8%로 비교적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작년 대비 올해 증가율에 대한 이들 기관의 전망치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9.7%로 가장 암울한 전망을 했고 KDI(-8.7%), 한국은행(-6.4%), LG경제연구원(-6.3%), 현대경제연구원(-6.2%)도 마이너스 증가율을 예상했다.

주요 기관들은 내년 수출은 올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를 누리면서 큰 위기에선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저효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수출이 증가세로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DI도 "내수의 개선 추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세계 경제의 회복으로 수출 부진이 일부 완화돼 성장세가 소폭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부분 기관은 내년에도 우리나라를 둘러싼 수출 환경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유로화·엔화 가치 약세로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악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수출기업을 맹추격하는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면 수출 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도 우려스러운 면이다. 신흥국의 경기와 금융 시장 불안이 심화해 대(對) 신흥국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도 수출 부문에선 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지속, 중국의 수출 증가세 둔화, 엔화·유로화 약세 지속 같은 제약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란 등 경제제재 해제 국가 등을 중심으로 수출 시장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두자릿수 수출 증가세를 지속하는 베트남 시장을 비롯해 멕시코 등 중남미와 중동 시장 수출 확대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또한 화장품, 의약품 등 유망 소비재 수출 품목 발굴을 통해 중간재에 편중된 수출 구조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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