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4시 40분 영결식을 마친 운구차가 사저와 기념도서관을 거쳐 현충원에 들어섰다. 당초 예상됐던 오후 4시보다 40분 늦게 도착한 것이다. 고인을 기다린 참석자들은 운구차를 보자 전원 기립 했다.
눈이 내리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안장식은 장엄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참석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현충원 내 마련된 250석의 조문객석은 유족과 조객이 빼곡히 들어찼다. 앞쪽에는 손명순 여사를 비롯, 국회의장, 김무성 대표, 장례집행위원장,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이 앉았다.
군악대의 연주 속에 의장대가 유해를 제단으로 봉송하고 고인에 대한 경례가 이어졌다.
헌화 및 분향은 유족과 조문객 측 대표가 나섰다. 건강악화로 손명순 여사를 대신해 차남 현철씨가 유족대표로 나섰으며, 조문객 대표로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그리고 정부대표 정종섭 장례위원장이 의식을 거행했다. 나머지는 참석자는 도열·묵렴으로 갈음했다.
분향이 끝나자 안장식장에서 묘소예정지로 운구를 시작했다. 군의장대가 비탈길을 따라 조심스레 관을 옮기고 상주 및 유족들은 운구 행렬을 뒤따랐다. 유해가 안장되는 위치는 현충원 장군 제3묘역과 제2묘역 사이 능선 쪽 묘지다. 이곳은 2012년 현철씨가 지관인 황영웅 영남대 교수와 함께 둘러보고 미리 정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라이벌이자 동지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와도 300m쯤 떨어진 곳이다.
묘역의 크기는 가로 16m, 세로 16.5m에 264㎡(80평) 규모로 조성됐다. 이는 다른 전직대통령과 같은 크기다. 관을 덮는 상판에는 무궁화가 새겨졌다. 봉분 앞에는 상석과 향로대가, 오른쪽에는 대통령의 상징인 봉황 비석이, 왼쪽 앞편에는 1.8m 높이의 추모비가 놓였다.
하관을 하는 과정에서는 고명진 수원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가 20분간 예배를 진행했다. 고 목사는 김 전 대통령의 생전에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진행된 허토 의식에서는 화강암을 곱게 갈은 마사토가 관 위에 뿌려졌다. 특별한 흙을 따로 사용하지 않은 것은 국토 전체가 자신의 고향이라고 생각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뜻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총발사와 진혼곡이 연주되면서 안장식을 마쳤다.
이날 영결식과 안장식을 마치면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식 절차는 모두 마무리 됐다. 장례를 치르면서 노제와 추모제는 따로 지내지 않기로 했다. 장례를 검소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유족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