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리커창(李克強) 중국 국무원 총리가 동유럽국가들의 인프라개발을 위한 국제금융기관 설립을 제안했다. 또한 동유럽국가들간의 경제협력을 가속화하는 내용의 중기협력계획을 도출했다.
리 총리는 24일 쑤저우(蘇州) 둥산(東山)호텔에서 열린 제4차 중국·동유럽(CEE)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고 신화통신이 25일 전했다. CEE 정상회의는 중국과 알바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폴란드, 루마니아,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동유럽 16개 국가 지도자들로 구성된다. 이날 동유럽 각국의 대통령 혹은 총리가 쑤저우의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외에 EU와 오스트리아, 그리스, 유럽개발은행의 대표가 옵저버로 참석했다.
리 총리는 정상회의에서 "이 지역내 다양한 프로젝트에 금융지원을 할 수 있는 국제 금융기관을 공동 창설하자"고 제안했다. 이같은 제안을 기초로 CEE 정상들은 이날 '중국-동유럽국가 합작 중기계획'을 발표했다. 중기계획에는 장비제조, 금융, 농업, 과학기술, 환경보호, 원자력, 스포츠, 관광, 의료 등 58개 항을 담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100억달러 동유럽대출프로젝트를 가동하고, 30억달러 동유럽투자기금을 조성하며, 새로운 동유럽개발 국제금융기관 설립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리총리는 에스토니아, 폴란드, 슬로베니아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개최해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은 옛 공산정권 시절의 외교관계를 살리고 성장 잠재력이 큰 동유럽을 '일대일로'로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 2011년 이 회의를 창설하고 동유럽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 역시 유럽경제의 침체가 이어지자 전통 투자국인 프랑스와 독일을 대신해 인프라 건설에서 자본과 기술을 제공할 나라로 중국을 꼽고 있다. 중국과 CEE 16개국과의 지난해 교역액은 경제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600억 달러에 달했다.
한편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던 동아시아정상회담을 마치고 24일 새벽2시 장쑤성 쑤저우에 도착한 리 총리는 이날 오전에만 3건의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며, 오후에 CEE행사를 호스트하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