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여·야·정 협의체가 구체적 합의에 이르기까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비공개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23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여야 간사인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과 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양당 정책위의장과 간사들이 모여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중 FTA 여·야·정 협의체는 2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별다른 소득없이 끝이 났다. 이날 3차 회의를 열었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협의체의 공동위원장 중 한 명인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중 FTA 비준안이 무산되면 우리 경제의 지탱목인 수출을 늘릴 절호의 기회를 국회가 발목잡았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야당의 초당적이고 대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FTA 처리를 빨리 하자는 차원에서 협의체를 구성키로 한 것인데 구성에만 한 달이 걸렸다"면서 "한·중 FTA 여야정 협의체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반면 김 의장과 함께 위원장을 맡은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의 시간에 대한 압력은 다수결을 빙자한 폭력적인 것"이라며 "마치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야당을 들러리 세우듯 하는 방식의 토론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최 의장은 "정부는 피해보전대책에 대해 받아들인 것도 없고, 진정성 있는 태도도 보이지 않은 채 왜곡된 주장으로 일관해 있다"면서 "계속 이런 식으로 야당과 시민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여·야·정 협의체에 더 이상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김우남 의원은 전날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야당의 조건반사적 반대로 국회 통과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힘들다는 말도 있다"고 한 발언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상기된 표정으로 "이렇게 야당이 무리한 요구로 반대한다는 프레임을 짜서 얘기하는데 뭐가 무리한 요군지 잘 모르겠다"면서 "정부와 여당이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여·야·정 협의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있을 이유도 없다"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 회의장을 떠났다.
이에 심윤조 새누리당 외통위 간사는 "시한에 쫓기는 것이 사실인데 야당이 오히려 이를 무기로 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고, 홍영표 새정치연합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는 "정부가 농업분야 등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면 쉽게 해결될 일을 야당에 시간만 지켜라고 하는 태도는 납득하기 힘들다"고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