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중국 글로벌 홈쇼핑에서 방송된 ‘뉴트렌드’ 방송 화면. 사진=현대홈쇼핑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국내 홈쇼핑 업체들이 K-패션을 앞세워 중국 홈쇼핑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K-팝과 K-푸드에 이어 국내 패션을 통해 중국 대륙에 신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업체 입장에선 포화상태인 국내 홈쇼핑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국내 홈쇼핑 업체는 중국 등 외국 현지 홈쇼핑 업체와 협업해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상품 공급자' 역할을 했다. 이번 방송은 중국 업체와 상호 방송을 추진한 첫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날 선보인 모피류 제품은 판매 가격이 한 벌에 2만3800위안(한화 약 428만원 상당)으로 평소 중국에서 판매했던 상품들에 비해 수십 배 이상 고가였다. 하지만 첫 방송 매출이 목표 대비 132% 초과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엄재구 현대홈쇼핑 글로벌사업팀 책임은 “중국 홈쇼핑 방송에서 ‘국내에서도 동일한 상품을 현재 판매하고 있다’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며 “예상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해 오는 25일 추가로 방송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앞서 글로벌홈쇼핑과 공동으로 K-패션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뉴트렌드’를 기획·방송하며 중국 홈쇼핑 패션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뉴트렌드는 최근 해외 패션 컬렉션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청청·박소영·이주영 등 디자이너들의 상품을 소개하는 방송으로, 지난 8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선보인 신진 디자이너 편집숍과 이름이 같다.
지난 7일 이뤄진 첫 중국 방송에서는 약 8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예상보다 60% 높은 실적을 거뒀다. 이에 힘입어 오는 25일에도 뉴트렌드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이나 패션위크'에서 GS홈쇼핑과 중국 홈쇼핑 업체인 후아마이가 공동 개최한 'GS SHOP 베이징 컬렉션' 모습. 사진=GS홈쇼핑 제공]
이에 앞서 GS홈쇼핑은 지난 5일 중국 3대 홈쇼핑 업체인 후이마이와 합작해 자사 PB 패션 브랜드인 '쏘울’의 스테디셀러 코트를 현지에 소개해 호평을 받았다.
특히 GS홈쇼핑은 이 업체와 함께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이나패션위크(CFW)에서 ‘GS SHOP 베이징컬렉션’을 개최했다.
GS 측이 후이마이와 홈쇼핑 노하우, 우수 제품 공유 등에 협력해 왔지만 패션쇼 기획부터 실행까지 공동으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은 “중국을 값싼 생산기지로만 바라봐선 곤란하다. 중국은 세계적인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는 기술과 유행의 중심지이며, 한·중 두 나라 시장의 가치를 공유하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넓혀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국내 홈쇼핑 업계들이 패션 사업을 강화해 시장 확대에 나서는 것처럼 중국 홈쇼핑도 패션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과 품질 수준이 높아진 만큼 중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