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고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지자체 조례에 관해 대법원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처음 소송을 제기한지 2년 10개월여만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9일 오후 2시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6곳이 서울 동대문구와 성동구를 상대로 낸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 선고에서 지방자치 단체가 강제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규제 및 의무휴업은 불법아니라며 이 사건을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어 대법원은 이마트 등이 유통산업발전법상 '대형마트'의 정의에 맞지 않아 조례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원심 판단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일단 대형마트로 개설 등록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별 점포의 실질을 다시 살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의 영업규제는 2012년 개정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라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고 매월 둘째ㆍ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동대문구·성동구 등이 조례에 따라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일요일 휴무를 의무화하자 재량권을 남용했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이후 영업규제는 끊임없이 논란과 갈등을 일으키다 2013년 9월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재판부는 당시 대형마트의 매출감소는 적지 않으나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에 영향을 끼쳐 공익 달성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판단이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대형마트의 영업규제가 전통시장 보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대형마트의 손을 들어줬다.
하급심 판단이 엇갈릴 뿐 아니라 대법원은 지난 9일 공개변론을 열어 양측의 의견을 더 수렴하고 여론을 살폈다.
이날 대법원 판결이 남에 따라 2012년부터 이어진 지자체와 유통업계의 법적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