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김정은 만나면 어떤 의제 논의할까

2015-11-1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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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유엔이 18일(현지시간) '반기문 사무총장의 북한 평양 방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반 총장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어떤 의제를 논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반 총장이 방북할 경우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앞서 방북했던 유엔 사무총장 2명이 모두 당시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일성 주석을 만났다는 점에서 만남 성사는 낙관적이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이 김 제1위원장을 만나게 되면 북한 핵 문제와 인권문제, 남북관계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 등을 전달하면서 김 제1위원장의 의중을 타진하게 될 것이라는 게 북한 문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사실상 반 총장이 우리 정부와 미국 측의 입장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6자회담 복귀 등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고, 인권 문제에 대해선 유엔의 대북인권 결의안 추진 움직임을 소개하면서 인권개선 노력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북문제에선 8·25 합의의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반 총장은 북한 핵과 인권 등에 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남북간, 북미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이나 인권문제를 개선하면 국제사회에 나올 수 있고, 이는 김정은 정권에도 유리하다는 점을 설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도 "기본적으로 비핵화나 인권문제는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반 총장이 유니세프나 국제식량계획 등 현재 북한 내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들의 사업확대 등에 대해서도 북측에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반 총장이 방북시 어떤 성과를 거둘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반 총장과 김 제1위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가시적인 성과물을 도출할 것으로 내다보는 관측이 나온다.

반 총장으로선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시점에서 어렵게 이뤄지는 방북이고, 김 제1위원장으로서도 집권 이후 처음으로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하는 자리인데다 특히 내년 5월의 노동당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구체적인 업적을 내놓아야 할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제1위원장이 반 총장과의 만남에서 북핵 문제나 6자회담 문제에 대해 '다소 진전된 입장'을 내놓고 미국의 반응을 엿보면서 북한의 '아픈 곳'인 대북제제나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홍현익 연구위원은 김 제1위원장이 '6자회담이 재개되면 또는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은 어떻게 하겠다'라는 식으로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밝힐 가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북핵 문제, 미사일 문제, 인권 문제 등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두 사람이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으며, 반 총장의 방북은 한국인 유엔수장으로서 북한을 방문했다는 '상징적인 의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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