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미국·러시아서 ‘고속 질주’

2015-11-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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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지난달 역대 최고 실적 달성...아반떼·스포티지 ‘신차’ 출격

극심한 경기침체 러시아서 쏠라리스·리오 쌍두마차로 질주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이소현·윤정훈 기자 = “시장이 어려울수록 판매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지난 7월 현대‧기아차 해외 법인장 회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해외 법인장들에게 ‘판매 강화’를 주문했다. 상반기 현대·기아차 해외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한 336만7406대. 회의 분위기는 암울한 실적으로 무거웠다. 
정 회장은 “전사적인 판매지원체제를 강화하고 신차 출시와 현지 맞춤형 마케팅 등을 내세워라”며 위기극복을 재차 주문했다.

수장의 채찍질 덕분이었을까. 현대·기아차가 엔화 및 유로화 약세, 신흥시장 침체 등 불리한 경쟁여건속에서 판매 감소폭을 줄여가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해외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7% 감소한 546만2746대를 기록했다. 현재 분위기라면 오는 12월 열리는 올해 두번째 해외 법인장 회의 분위기는 이전보다 밝을 전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과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무덤으로 여겨지는 러시아시장에서 ‘신차’로 고속 질주 중이다.
 

현대차 아반떼(위), 기아차 스포티지(아래)[사진=현대기아차]


◆ 美 지난달 역대 최고 실적 달성...아반떼·스포티지 ‘신차’ 출격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지난달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한 11만49대를 판매해 10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기아차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15 LA 오토쇼'에서 신형 아반떼와 스포티지를 북미 최초로 공개하며 내년 미국시장 신차 판매 포문을 열었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일본차의 부활과 주력신차의 노후화 등으로 고전한 현대·기아차는 ‘신차’라는 히든카드를 잇달아 꺼내든 것이다.

최고 기대주는 현대차 신형 아반떼다. 아반떼는 올해 1~10월 미국 시장에서 19만3520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16만8105대)와 비교해 15.1% 판매가 증가했다. 미국 시장에서 SUV 호조 속에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도 주목된다. 스포티지는 올해 1~10월 미국 시장에서 4만3484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3만6386대)보다 19.5% 판매가 늘었다.

또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대 규모 고급차 시장인 미국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적인 진입을 목표로 제네시스 G90, G80 모델의 판매 안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현대차 쏠라리스(위), 기아차 뉴 리오(아래)[사진=현대기아차]


◆ 쏠라리스·리오 쌍두마차로 러시아 질주

현대·기아차는 '쏠라리스'와 '뉴 리오'를 앞세워 러시아 시장을 글로벌 톱(TOP)4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주목하고 있다.

유럽기업인연합(AEB)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러시아 누적 판매량은 현대차 13만3530대, 기아차 13만4160대로 총 26만7690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7% 하락했지만, 러시아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치다.

러시아 신차 판매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며 전년 동기 대비 33.6% 감소한 132만대에 그쳤다. 러시아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무덤’이 전락한 가운데, 오히려 현대·기아차는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10월까지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20.2%로 전년 동기(15.2%) 대비 5%포인트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약진의 중심에는 쏠라리스와 뉴 리오가 있다. 두 차는 올 10월 누적 판매 기준으로 10위권 차 중에 유일하게 증가했다. 올 10월 쏠라리스는 9507대를 팔아 러시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라다의 그란타(9308대)를 앞질렀다. 연간 기준으로 9만9653대가 팔린 그란타에 이어 쏠라리스(9만5047대)와 뉴 리오(8만667대)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쏠라리스는 러시아를 타깃으로 만든 맞춤 전략형 차종이다. 낮은 온도에도 시동이 잘 걸리도록 배터리 프로그래밍을 다르게 제작했고, 진흙 등이 많은 도로 환경을 대비해 타이어에 머드 가드를 기본 장착했다. 현지화 전략덕에 쏠라리스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러시아 올해의 소형차’에 선정됐다.

두 차의 활약으로 러시아 공장은 준공 4년 9개월만에 누적 100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내년에는 쏠라리스 신형 모델과 인도 현지 전략모델인 SUV 크레타까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생산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꾸준히 신뢰를 쌓고 성장한다면 1위 업체인 아브토바즈-르노 닛산을 위협할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오는 2018년에는 러시아 월드컵이 예정돼 있는 것도 마케팅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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