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다. 파리 테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계부채로 인한 부실화 우려도 더 커졌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KB코픽스연동모기지론)는 지난 9월 말 2.63%~3.94%에서 17일 현재 2.87%~4.18%까지 상승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다 보니 리크스 관리 측면에서 은행들이 속도 조절에 나선 영향도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대출금리 인상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최근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했지만 현재로서는 12월에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시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고 있다. 특히 1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월간 소비자물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상에 힘을 실었다. 미국이 연내 금리를 올리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국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코픽스는 이미 지난달부터 오르고 있다.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신규 코픽스는 10월 기준 1.57%로 10개월 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연 1.93%로 46개월 연속 하락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잔액 코픽스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보다 시장금리 반영 속도가 느린 만큼 조만간 상승 가능성이 높다.
은행연합회는 관계자는 "은행채나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코픽스 금리도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며 "코픽스 연동대출을 받을 때는 신규와 잔액 기준 코픽스의 특징을 이해한 후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은행 가계대출은 한 달간 9조원 늘며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체 가계부채는 11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가계부채 상환부담이 주요국 중 가장 심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 근로, 사업소득 등 경기 변동에 민감한 수입원에 의존하고 있어 자칫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