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8주년특별좌담회]<下>저성장 한국, 중국경제에 길을 묻다

2015-11-1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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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창간8주년특별좌담회]<上>저성장 한국, 중국경제에 길을 묻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기업들은 어떻게 이를 헤쳐나가야 하는가.
▲이문형 원장 =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대체로 10년이 지나면 중국 현지업체들로부터 심각한 추격을 당한다. 과거 의류, 신발, 철강, 가전, 굴삭기 등이 그러했고, 현재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LCD 등이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 두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는 철저한 현지화다. 중국 현지기업들과 부품, 유통, 물류, 자금 조달 등 다양한 형태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생산비를 낮춰야한다. 두번째는 중국현지에서의 연구개발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중국 제품들과 차별화가 뚜렷한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 중국시장에서 생존하기가 어렵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중국기업들이 만들지 못하는 것을 중국에서 제조하는 것이다.

▲양평섭 소장 = 시장의 변화에 적시에 대응해야 한다.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이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수용 수입시장에서는 일본,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시장에 부합하는 새로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야 한다. 향후 한국이 무엇을 공급해야 하는 지 이해하고, 이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황한취안 소장 = 중국산업은 고도화되어가고 있으며, 한국과의 제조업 기술격차 역시 축소되어가고 있다. 한국산업 역시 고도화되어 가면서 일본과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동북아시아 3국의 산업구조에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과정에서 일부 한국기업들의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기업은 이에 순응해 중국업체들과 합작을 통해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마위 주임 = 한국기업은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무척 잘해왔다. 한국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더 큰 성공을 이루고자 한다면 두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는 한중 양국의 강점을 융합시켜 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두번째는 전체적인 산업체인에서의 합작을 이뤄내야 한다. 연구개발 심화, 브랜드 영업 강화 등의 분야에서 합작과 융합이 필요하다.

▲황한취안 소장 = 여러 국가의 기업이 한데 모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낸 '에어버스'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한국의 강점이 있고, 중국은 중국의 강점이 있다. 각자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자본의 우세를 융합시켜 함께 연구개발하고 함께 신제품을 개발해 낸 후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이후 광대한 중국시장을 먼저 공략한 후 세계로 함께 진출하는 것이다. 한중 양국이 제2의 '에어버스'를 만들어낸다면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은 물론 동남아시아, 서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섣불리 진출하지 못하는 한국기업들이 많다. 이들 기업이 중국시장에 진출한다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나.

▲이문형 원장 = 아직까지 중국에 진출하지 않은 제품들은 고기술, 고품질, 고가격대의 제조업군과 일부 지식서비스산업군들이다. 아직도 한국과 중국간의 기술격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즉 중국 진출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중견기업 또는 중소기업이라는 점이다. 중국시장은 넓고 거대해 유통과 광고 등 진입비용이 크다.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약하고 조직력이 취약한 우리 신규 기업들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방법은 양질의 중국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다. 한국기업들과 중국기업들간 기업 매칭에 정부를 비롯한 공조직이 힘을 쏟아야할 때다.

▲황한취안 소장 = 중국의 유커들은 매년 해외에서 2000억달러어치 이상의 제품을 구매해 들여온다. 주로 사치품, 화장품 등 고가의 제품을 구매한다. 중국경제성장률의 둔화되고 있지만 소비증가율은 10%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중국 소비자들이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을 면밀히 파악해 관련 제품을 가지고 중국에 진출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양평섭 소장 =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중국내 마케팅 능력의 부족이다. 우리기업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중국기업으로부터 확보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중국 내에서 마케팅이 가능한 유통망을 갖춘 중국기업과의 협력 방식의 진출이 필요하다.

◇한중FTA가 내년이면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FTA발효 이후를 예상해 달라.

▲마위 주임 = 한중FTA가 가져올 무역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다. 우선 한중FTA 협정은 무역을 편리하게 하는 혜택과 자유무역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추가적인 조치가 이어질 것이며 양국 모두 FTA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상당한 무역증대효과가 있을 것이다. 반면 투자방면에서의 규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예상이 쉽지 않다. 다만 양국의 투자현황을 보면 한국의 대중 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중국기업의 대한투자는 큰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양평섭 소장 = 중국의 5대 수입국 중 유일하게 FTA를 체결한 국가가 바로 우리나라다. 중국의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에서 선진국 제품에 대비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철강(냉연·열연·도금강판 등), 석유화학(프로필렌·에틸렌 등) 등 일부 주력 소재는 물론 패션(의류·악세사리 등), 영유아용품, 스포츠·레저용품, 건강·웰빙제품, 고급 생활가전 등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가공무역 중심의 대중 수출구조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최종 소비재 위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할 수 있겠다.

▲이문형 원장 = 당장 한중 FTA로 인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다. 협상과정이 길다보니 양국 모두 충분한 대비를 했고, 개방수준도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고질적 문제인 비관세장벽 문제 해결도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파급효과는 클 것이다. 중국 내수시장을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경제의 전반적인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 특히 미래산업 창출에 국력을 집중해야할 때이다. 의료와 바이오, 배터리를 포함한 신에너지, 환경친화적 제품, 신소재, 스마트제조 등과 관련된 산업들이 한중FTA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
 

 

◇한국진출을 원하는 중국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중국기업들의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양평섭 소장 = 중국은 해외에서 자원, 시장, 기술 등 그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얻기 위해 해외투자를 진행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그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시장도 자원도 아닌 기술이다. 그리고 한국의 청정자연을 기반으로 하는 관광과 부동산 건설 투자를 생각할 수 있겠다. 중국기업들에게 이같은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는 중국 자본은 ‘검은 돈’이라 생각한다. 중국 기업은 한국의 기술만을 빼간다는 인식부터 버려야 한다. 한국에 투자한 기업들이 중국의 방대한 시장을 물어다 주는 가마우지가 될 수 있다.

▲황한취안 소장 = 양국의 합작투자플랫폼을 만들어낼 것을 주문한다. 새만금 한중산업단지가 좋은 예다. 양국의 합작산업단지를 만들고, 이 곳에서 양국 정부가 협력을 강화해내면 중국기업들의 투자가 원활해질 것이다. 신에너지 신소제 스마트제조업 등 국제경쟁력을 지닌 한중산업단지를 만들어낸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마위 주임 = 중국기업들은 최근들어 한국에 대한 투자를 중시하기 시작했다. 투자하는 영역은 협소하고 방식 역시 다양하지 못하다. 중국기업이 한국기업을 인수하고 투자하는데 편리한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제주도에 투자한 뤼디(綠地)그룹은 현지에서 무척 곤란한 지경에 처해있는 것으로 안다. 또 중국기업의 한국진출과 한국기업 인수합병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거부심리가 아직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문형 원장 = 중국기업들이 한국을 진출하는데 느끼는 애로요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인력조달 문제이다. 기술력이 취약하고 값싼 노동력에 익숙한 중국기업들이 한국에서 그린필드 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중국기업은 중국인들의 인력 유입을 강력히 요구한다. 적절한 선에서 타협이 필요하다. 둘째, 한국정부와 기업들이 기술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나라 기업이 아니라도 기술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최근 중국기업들이 미국과 유럽기업들을 많이 인수하고 있지 않는가. 좀 더 개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이문형 ▲1956년 ▲한국외국어대학 ▲베이징대학 박사 ▲기획예산처 전문위원 ▲외무부 정책자문관 ▲KIET 연구조정실장 ▲KIET 국제산업협력센터 소장 ▲경희사이버대학 겸임교수 ▲KIET 베이징지원장

◆양평섭 ▲1961년 ▲경희대 ▲한국외대 박사 ▲국제민간경제협의회 연구위원 ▲대우경제연구소 베이징사무소장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 ▲KIEP 중국 연구위원 ▲KIEP 베이징 사무소장

◆마위 ▲1964년 ▲베이징대학 ▲중국체제개혁연구회 공공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 ▲대외경제무역대학 특약연구원 ▲상하이자유무역구 개발구 설계작업 참여 ▲CCTV 해설위원 ▲상무부연구원 외자부 주임

◆황한취안 ▲1967년 ▲중국인민대학 ▲11차5개년규획, 12차5개년규획, 13차5개년규획 등 경제계획 수립 참여 ▲중국 국가개발은행 자문위원 ▲세계은행 자문위원 ▲발전개혁위원회 산업기술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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