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경(가운데) 예결특위 위원장과 새누리당 간사 김성태(왼쪽) 의원, 새정치연합 간사 안민석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조정소위원회 개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예산소위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본격적인 예산 심사에 돌입했다.
예결위는 앞서 소위 위원 정수를 15명으로 맞춰놓았지만 여당은 9명, 야당은 8명으로 1명씩 증원한 명단을 발표했다. 이에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당초 의결한 정수를 맞춰 명단을 다시 제출하라며, 위원장 직권으로 소위를 보류해 첫날부터 파행을 빚었다. 결국 이날 시작된 회의는 당초 예정보다 1주일이나 늦어진 상황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이정현 의원을 추가하려던 계획을 접고, 김 위원장과 김성태 간사를 비롯해 서상기, 안상수, 나성린, 박명재, 이우현, 이종배 의원 등 당초 명단대로 8명이 소위에 참석했다.
하지만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석 수가 적은 강원과 호남은 번갈아 가면서 (소위 위원을) 해 왔다"면서도 "(소위가) 가동되도록 일단 내가 양보를 하고, 인천의 안상수 의원이 중간에 사·보임하는 쪽으로 원내지도부에서 융통성 있게 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수 내에서 상임위원회별 심사마다 한 명씩 돌아가면서 사보임 하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안민석 간사와 함께 이인영, 정성호, 박범계, 이상직, 권은희, 배재정, 최원식 의원 중에서 7명만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날은 정성호 의원이 빠졌다. 결국 여야 모두 '변칙적' 방법을 택하면서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날 소위는 시작부터 여야의 신경전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김성태 새누리당 예결위 간사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위원장으로부터 오전 10시에 회의를 한다고 주말에 통보를 받았는데, 간사 협의도 없이 회의시간이 11시가 됐다"면서 "야당이 소위가 늦어진 데 대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민석 새정치연합 간사는 "언젠가부터 청와대와 여당은 문제가 꼬이면 야당 탓으로 돌리는 묘한 습관이 있다"면서 "실타래가 꼬이게 한 데 여야 모두 책임이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날 예산심사는 여성가족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방위원회 등 상임위 3곳의 관련 부처인 여성가족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방부, 병무청, 방위사업청 등 7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향후 예산소위의 활동 전망에 대해서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소위가 가장 먼저 넘어야할 걸림돌은 역사교과서 예비비와 누리과정 예산 부담 주체 문제다. 야당의 문제 제기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소위 회의장은 지역구별 민원성 예산을 검토하느라 안팎으로 분주했다. 의원들이 수시로 휴대폰을 들고 회의장을 드나들었고, 예산 감액을 막기 위한 정부 부처 관계자들로 회의장 밖은 북적였다.
김재경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위원들에게 '쪽지예산'에 대해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소위가 시작되면 수십건, 수백건의 민원성 문자메시지들이 의원들의 휴대폰에 들어온다"면서 "정말로 봐야 할 내용이 지워지기도 하면서 그쪽에서 바라는 결과가 이익이 되는 쪽으로 반영이 안될 수도 있다, 집단 민원성 문자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