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도 반대 54.1%, 찬성 37.2로 격차가 점차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대구경북 지역과 50대 이상 노년층을 제외하고 거의 전 지역, 세대, 계층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높았고, 선거 캐스팅보트인 수도권과 40대, 무당파 등에서 이 같은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향후 국정동력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10~13일 아주경제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49.4%가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44.8%로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5.8%였다. 하지만 ‘아주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14.6%인데 반해 ‘아주 잘 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24.7%나 됐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남성 55.4%, 여성 43.5%인데 반해 긍정평가는 여성이 51.8%로, 38.5%인 남성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부정평가가 호남․제주권이 각각 64%, 60.6%로 가장 높았고, 서울(55.8%), 인천경기(51.6%) 등 수도권도 평균을 상회했다.
학력별로는 전문대졸(48.4%)․대졸 이상(64.1%) 고학력층에서, 직업별로는 학생(74.3%)과 화이트칼라(62.9%)층에서 부정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눈여겨 볼 부분은 무당층(지지하는 정당 없음)에서 긍정평가는 22.9%에 불과하고, 부정평가가 67.4%로 평균을 크게 앞지르며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과 청와대발 TK 물갈이론 확산 및 박 대통령 선거개입 논란 등이 부정평가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54.1%가 반대(반대하는 편 24.4%, 적극 반대 29.7%) 라고 응답한 반면 37.2%는 찬성(적극 찬성 13.0%, 찬성하는 편 24.2%)이라고 응답했다. ‘잘모르겠다’는 답변은 8.7%였다.
특히 30대 82.5%, 20대 79.9%로 젊은 층 10명 중 8명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했고, 학력별로는 대졸이상(68.9%), 직업별로는 학생(80.4%)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로 볼 때 향후 역사교과서 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내년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선거 캐스팅보트인 수도권과 40대, 무당층의 표심이 선거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연령별로는 60대 이상(82.8%), 지역별로는 대구․경북권(64.7%), 학력별로는 중졸이하(76.2%), 직업별로는 무직기타(60.9%), 가정주부(59.5%), 정당지지별로는 새누리당(87.8%)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지지층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세력과 꼭 맞아 떨어졌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한국갤럽의 11월 둘째주 정례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0%로, 9월 첫째 주 54%를 기록한 이후 11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콘크리트 지지율 40%대 벽이 무너져 내릴 위기에 처했다.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진실한 사람만 선택해 달라"며 총선 심판론을 강조, 선거개입 논란이 커진 것도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민생 우선’을 외치며 ‘총선용’ 개각을 19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달 9일 이후로 미루고, 집권3년차 국정과제의 가시적인 성과 내기를 재촉하는 것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이반된 민심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