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울 줄다리기 '금융투자업계 멍든다'

2015-1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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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국제금융도시를 꿈꾸는 부산과 여의도의 공동화를 우려하는 서울의 줄다리기 속에 애꿎은 증권유관기관이 반쪽으로 쪼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코스콤의 부산 이전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내년 지주사로 전환 할 예정인 가운데, 본사를 부산광역시로 법에 명문화하는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는 '거래소 지주회사의 본점을 부산광역시에 둔다'고 명시하고 있다.

기존 자본시장법 제14조 4에서도 '거래소의 본점은 부산광역시로 둔다'고 밝히고 있다. 예탁결제원도 2005년 거래소에 이어 지난해 부산으로의 본사 이전을 마친 상태다.

최근에는 코스콤 이전을 주장하는 부산 쪽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자 여의도의 공동화를 우려하며 이를 저지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증권유관기관의 부산 이전에 대해 "지역이기주의로 금융산업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새정연 김기식 의원도 "서울이 인프라와 인재 등 금융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요건을 갖췄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최근 거래소의 부산 본사 조항의 문제점을 담은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몇해 전부터 시작된 증권사의 여의도 이탈에 따른 여의도 공동화 우려도 깊은 상황이다.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에 따른 본점 명문화가 지역 갈등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경제적 실익 없이 지역 갈등만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소가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점 소재지의 경우 주주가 자율적으로 정관에 기재해야 하는 사안일 뿐이라는 얘기다.

장범식 숭실대 교수는 "정부가 법률로 민간 주식회사의 본사를 명시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거래소 노동조합 역시 시장 안정성이 저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거래소 노조 한 관계자는 "아직 설립되지 않은 거래소 지주회사의 본사를 법률에서 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주된 시장이용자인 금융투자업자의 영업기반 및 IT인프라가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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