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삼성전자 사장 "1000개 중소기업에 삼성의 혁신 노하우 전파"

2015-11-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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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김종호 사장[삼성전자 제공]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20년전 제조부장 시절, 품질 불량에 대한 경각심을 깊이 새기고자 구미공장 전 직원들과 함께 무선전화기 15만대를 불태웠습니다. 이러한 혁신 의지는 베트남 제2공장 설립까지 이어졌고, 오늘날 삼성전자를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주자로 만드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삼성 '플레이 더 챌린지' 토크콘서트 대구 편에서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장 겸 창조경제지원센터장 김종호 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김 사장은 말단 사원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지금의 자리까지 오른 부품·소재 분야 최첨단 제조공법 대표 전문가로 현재 삼성이 베트남에 구축 중인 ‘삼성전자 호치민 가전 복합단지(SEHC)’를 비롯한 전세계 30여 개 공장의 혁신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서 김 사장은 삼성전자 창조경제지원센터장으로서의 새로운 도전 목표를 공개했다. 삼성의 우수한 자동화기술, 정밀가공기술, IoT를 접목한 현장관리시스템 등 앞선 제조기술 노하우를 1000개의 중소, 중견 기업에 전수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현장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신의 현장 경험이 중소, 중견기업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김종호 사장은 30여 개의 국내외 전 생산공장을 일일이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중 120일 이상을 할애해야 하는 강행군이지만, 전 세계의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아이디어가 창조경제 기여를 위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참가자들에게 도전의 의미를 소개하며 삼성 신경영 철학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 ‘불량제품 화형식’을 언급했다.

1995년 삼성전자는 제조한 무선전화기에서 품질 불량을 발견하고, 고객에게 판매된 제품까지 모두 회수 조치하는 결단을 내렸다. 당시 제조부장이었던 김 사장은 구미공장 전 직원들과 함께 150억 원에 달하는 수거 제품 더미에 직접 불을 붙여 전량을 소각했다.

김 사장은 “내 자식과도 같은 제품을 태우며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었다. 그러나 당시의 뼈저린 아픔은 나와 직원들에게 품질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준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 스마트폰 분야에서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삼성은 2014년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베트남 제2공장 본격 가동과 함께 휴대폰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메탈로 바꾸는 혁신을 단행한 것.

김 사장은 “당시 메탈 소재 제품의 생산 기반이 전혀 없었다”며 “신제품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실패할 경우의 경영 리스크를 생각하니 책임자로서 극심한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도 김 사장은 갤럭시S6를 적기에 생산해냈다. 베트남에 축구장 수십 개 규모에 달하는 생산공장을 짓는 동시에 건물이 부분 완공된 공간에 매일 수백 대의 새로운 가공설비를 설치한 끝에 6개월만에 생산공장 건설과 설비 설치, 양산까지 개시할 수 있었다.

김 사장은 “지금껏 나를 지탱해준 힘은 ‘전 임직원 모두가 함께하는 도전’이라는 명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도전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조언하며 “리더는 입으로 하는 지시가 아니라, 가슴으로 호소하는 진정성을 갖고 조직원을 움직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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