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11일(현지시간)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주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우디 아람코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석유운송, 해양, 플랜트 등 주요 기간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MOU를 계기로 현대중공업과 아람코는 포괄적이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업 협력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며, 특히 조선, 엔진, 플랜트 등 분야에서 합작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두 회사는 현재 아람코가 추진 중인 사우디 합작 조선소 건립을 위한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합작 조선소 건설에는 현대중공업 외에도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리(Bahri) 등이 참여한다.
현대중공업은 사우디 내에서 발주되는 선박에 대한 수주 우선권을 확보하고, 조선소 운영 참여 등을 통해 다양한 부가수익 창출 기회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조선소는 사우디 선박 수요에 특화되어 있어 장기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중동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양사는 선박용 엔진분야에서도 공동사업개발을 논의한다. 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힘센엔진’의 중동지역 수출 등이 탄력을 받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양사는 플랜트 사업을 비롯해 정유 산업, 전기전자 사업 등에서도 광범위한 협력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과 아람코와의 이번 MOU 체결은 지난 3월 알 팔리(Al Falih) 당시 아람코 사장(현 아람코 회장이자 사우디 보건부 장관)과 4월 알 나이미(Al Naimi) 사우디 석유장관 및 아람코 이사진의 연이은 현대중공업 방문으로 시작됐다.
당시 영접에 나섰던 정기선 총괄부문장은 즉시 TF팀을 구성, 협력사업 준비에 착수하는 등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이후 수차례 사우디를 방문하여 실무협상을 지휘했으며,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단계부터 MOU체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챙겼다.
정기선 총괄부문장은 "지난 1976년 현대그룹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 그룹의 성장을 이룬 것은 물론 사우디 산업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면서 "이번 현대중공업과 사우디 아람코와의 협력관계 구축은 우리나라 조선, 플랜트 산업을 재도약 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사우디 경제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