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우리은행이 올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도 '원샷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에 처음으로 원샷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인사 이동을 실시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기존에 부행장급 임원을 대상으로 우선 인사이동을 실시한 뒤 상무 및 영업본부장급 임원, 지점장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3단계에 걸쳐 3주 가량 인사이동을 진행해왔다. 3~4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인사를 실시하는 동안 임직원들의 업무집중도가 떨어져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어려웠다. 1년 중 상·하반기에 걸쳐 두 차례 있는 인사철이면 직원들이 인사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일손을 놓기 십상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 7월 실시한 상반기 정기 인사에서 67명의 임원 전보 및 지점장 승진을 포함해 1500명 규모의 인사를 한번에 처리했다.
상당수 은행들이 영업공백 최소화를 위해 원샷인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은행의 경우 민영화 이슈와도 맞물려 있다. 다른 관계자는 "계좌이동제나 인터넷전문은행 등 영업환경 변화에 따라 경쟁이 심해져 원샷인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민영화 성공을 위해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는 우리은행에는 더욱 필요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광구 행장이 강한 영업력을 강조해온 만큼 이를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원샷인사가 계속될 것 같다"며 "3분기 실적도 개선세를 보인 만큼 민영화 성공을 위해 올해와 내년에도 보다 강도높은 방안들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영업력 강화와 이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지난 8월 8000원 후반대까지 떨어졌던 우리은행 주가는 최근 9000원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사례에서 보듯 은행권 내 원샷인사가 정착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2012년 조준희 전 행장 재임 시절 은행권 내 최초로 원샷인사를 실시한 뒤 권선주 행장 취임 이후에도 이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7월에도 신임 부행장 4명을 선임하는 동시에 임직원 1800여명의 승진·이동 인사를 하루에 마무리했다. 2012년에는 외환은행이, 2013년에는 KB국민은행이 원샷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