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여야 원내지도부가 본회의 개최 등 정기국회 의사일정과 법안 처리 등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8일 협상 결렬 후 3일만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여전히 냉기가 흘렀다. 지난 회동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던 야당의 전월세 대책 및 누리과정 보육예산이 다시 한 번 대립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전날 여야 지도부 4+4 회동에서 선거구 획정이 끝내 불발된 여파도 감지됐다.
같은 당의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저희는 전월세 대책에 대해 19대 국회 들어오자마자 일관되게 얘기했고 정부와 여당도 서민주거특위 조성에 합의했다"면서 "전월세 대책을 충분히 논의하기로 작년 11월, 이미 일년 전에 약속이 돼 있는 상황"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월세 및 누리과정 문제는 당정협의를 통해 여야가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야당이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면서 "전세기간을 늘릴 경우 보증금이 늘어날 수 있어 서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누리 과정은 현실적으로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여러가지로 대책을 마련중이다"고 답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청년들에게 수당을 주는 것보다 일터를 주는 것이 국회가 할 일"이라며 노동개혁 5대 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관광지원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비롯해 한·중 등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당부했다.
이에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막연히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통계는 국민들이 더 이상 믿지 않는다"면서 "공기업과 민간기업 재정능력에 맞게 청년 고용을 할당하는 청년고용특별법이 통과되면 당장 내년부터 최소 몇십만 개 일자리가 현실화된다"고 응수했다.
한편 이종걸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미얀마 총선 결과를 언급하면서 "이에 반해 우리 역사는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바른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된다'는 말씀은 억지논리, 무섭다"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종걸 원내대표가 미얀마 선거에 비유하면서 말씀하시는데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오늘 원활한 합의를 위해서 거론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정책위의장은 "협상하러 온 상대에게 비판을 쏟아내는 게 조금 그렇지만 참겠다"면서 "꼭 좀 여야 간 합의가 되어서 국회를 제대로 정상화되는 그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