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삼성전자가 한국 제조업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제품 포트폴리오의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독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비관론도 있지만, 그 보다는 삼성전자의 1등 노하우를 전 산업에 전파해 새로운 도약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5년 3분기 모바일 D램 부분 매출 점유율 순위는 1위 삼성전자 56.9%, 2위 SK하이닉스 26.4%, 3위 마이크론그룹(미국) 15.3%, 4위 난야(대만) 0.9%, 5위 윈본드(대만) 0.5% 순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합계는 83.3%로 지난 2분기(81.5%)보다 1.8%포인트 올라갔다. 압도적 점유율의 기준인 80%를 훌쩍 뛰어넘어 두 분기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매출액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는 25억8600만달러, SK하이닉스는 12억달러로 D램익스체인지가서 모바일 D램 매출을 별도로 집계한 이후 두 업체가 각각 기록한 최대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D램 전체 시장에서 올해 3분기에 업데이트된 2분기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으로 45.2%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한편, 같은 날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닐리틱스(SA)는 삼성전자가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 지역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정상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서유럽,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동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5개 지역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하반기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노트5'는 물론 갤럭시A8, 갤럭시J5 등 중저가 모델이 전 세계 지역에서 골고루 판매고를 올린 영향으로 보인다.
SA는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83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는 조사결과를 내놨으나 1위를 거둔 지역을 한꺼번에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지역별 스마트폰 판매량을 보면 서유럽 1530만대, 아시아태평양 2320만대, 중남미 1180만대, 동유럽 690만대, 중동·아프리카 1610만대였다.
특히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지난 2분기보다 판매량이 300만대나 늘어나면서 판매 점유율(52.1%)이 절반을 넘었다. 이 지역에서 팔린 스마트폰 2대 중 1대는 삼성전자 제품였던 셈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안방인 북미 지역에서는 이번에도 1위를 탈환하는 데 실패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6%로 애플(33%)에 7%포인트 뒤졌다. 판매량은 1050만대로 집계됐다.
SA는 “삼성전자가 작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세에 들어갔다”면서 “이는 중동·아프리카를 비롯해 중남미와 동유럽 등 신흥시장에서의 활약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HS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8월 발표를 통해 올 2분기 삼성전자가 세계 TV시장에서 1분기보다 매출액 기준 1.4%포인트 증가한 28.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위인 LG전자(14.1%)보다 2배 높은 수준이고, 한때 세계 TV시장을 주름잡았던 3위 업체 소니(7.3%)와는 4배의 격차를 유지했다.
세계 TV 판매량이 1분기 대비 189만대 줄어든 4800만대를 기록했음에도 삼성전자는 숫자를 늘렸다. 전 분기 대비 15만대 늘어난 1028만대를 팔아치우며 분기 1000만대 판매를 지켜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필두로 스마트폰 시장과 평판TV 등 최고급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한국산업의 좌초를 막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제조업이 위기상황이지만 삼성전자를 선두로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비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한국기업의 저력을 만만히 보지 않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의 세계 1위 경쟁력 확보 노하우가 산업별로 전파되어 우리 산업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