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폭스바겐에서 시작된 배출가스 조작사건이 국내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독일차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독일차는 지난해 10월에 66.3%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올해 10월에는 60.9%로 감소했다. 폭스바겐(-67.4%)을 비롯해 아우디(-27.0%), 메르세데스-벤츠(-14.2%), BMW(-10.0%)가 모두 전월보다 판매가 줄어든 탓이다.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판매에서도 독일차는 2014년 70.5%에서 올해 68.7%로 떨어졌다.
독일차의 상당수가 디젤 모델인 탓에 디젤 모델의 판매 비중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지난해 10월 디젤차의 점유율은 66.9%였으나, 올해 10월에는 63.5%로 줄어들었다. 반면 1~10월 누적판매로 보면 지난해 67.9%에서 올해 68.4%로 소폭 늘어났다. 올해 전체 기간에서는 아직 디젤차가 늘어난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10월부터 판매가 대폭 줄고 있어 향후 판매 전망도 어둡다.
올해 차종별 누적판매 상위권을 보면 폭스바겐이 1, 4, 5위를 차지했고 BMW는 3, 6, 8위를, 아우디는 2위를, 메르세데스-벤츠는 9위를 차지하는 등 아직까지는 독일차가 강세다. 비(非) 독일차로는 7위를 차지한 렉서스 ES300h가 유일하다.
그러나 10월 판매에서는 푸조 2008이 1위를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고, 렉서스 ES300h가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또한 포드 익스플로러가 8위에 오르며 가솔린 모델의 상승세를 보여줬다.
이런 결과를 종합해보면, 구매자들이 독일 디젤차의 대안으로 비(非) 독일차의 디젤 모델을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디젤차 전체에 대한 반감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배출가스 조작사건’은 국산차 판매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르노삼성을 제외한 모든 국내 완성차업체가 지난 10월에 판매 상승을 나타낸 것. 특히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활약 덕에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가 전년 대비 20.4%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던 독일차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판매가 주춤거릴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차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여타 수입차와 국산차 중 어느 곳이 가장 많이 차지할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