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긴급진단(하-2)] 서울-지방 구분돼야..."강남 재건축, 분양가 양극화 촉매제"

2015-11-0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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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밀어내기 후 미분양 쌓인 2007~2009년 상황과 비슷하지만 달라"

아주경제 강영관·노경조·최수연·김종호·백현철 기자 = 본지가 긴급히 부동산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지상 좌담을 실시한 것은 올해 주택분양이 50만가구(연말 추정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최근 나타나고 있는 청약과열 양상이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접어드는 변곡점에 온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해진데 따른 것이다.

6800가구 단일 브랜드로는 사상최대규모로 관심을 끌었던 대림산업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분양이 세간의 우려에도 불구,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등 청약시장 호조가 극에 달하면서 이면에선 공급과잉 문제를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3회에 걸쳐 실시한 '주택시장 긴급진단' 시리즈 마지막회로 금융·학계·연구원·업계 등 부동산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지면으로 초청해 공급과잉 논란에 휩싸인 현재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진단, 앞으로의 전망을 들어봤다. 

<좌담 참석자·가나다 순>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남무경 GS건설 건축기획담당 상무,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재우 목원대학교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올해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과 분양물량 등이 역대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최근 공급과잉에 대한 논란이 적잖은데.  

△이재우 교수=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든다. 올해 아파트 공급이 2000년대 이후 연평균 물량을 크게 웃돌고 있어 입주 시점에 분명히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허윤경 연구위원= 내년까지 공급물량이 쏟아진다면 이에 대한 부작용이 상당히 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경기권 등 수도권 외곽지역이 위험스럽다.

△김규정 연구위원= 지역별로 공급이 초과된 곳이 있을 뿐 전국적으로 공급과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서울은 여전히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데 반해 대구 등 공급이 집중된 곳에 대한 관리는 필요하다고 본다.

△노희순 책임연구원= 단기적으로 물량이 집중되면서 공급과잉으로 보일 뿐 총량적으로 해소되지 못할 정도로 많은 공급량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남무경 상무= 2017년까지 신규 공공택지 공급이 제한되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의 공급 물량은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할 만한 수준이다.

◇ 주택업계에서 대체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올해 활황 분위기를 지속하되 하반기에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내년 주택 시장을 전망한다면. 

△이 교수= 현 시점에서 분양시장 과열이 재고시장 물량증가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 여기에 최근 주택시장 호조 상황에 대한 수요자들의 심리적 요인까지 고려하면 급격한 약세 반전보다 상승세 위축, 둔화 등을 거쳐 약세로 전환되는 상황을 생각할 수 있다.

△김 연구위원=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은 내년 하반기에도 괜찮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내년 시장이 상고하저 분위기로 갈 것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3.3㎡당 7000만원을 육박하는 아파트가 나오는 반면,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우는 곳도 많다. 분양가 양극화 시장이 앞으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데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허 연구위원= 내년에는 분양가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강남권 재건축 분양가는 치솟는데 반해, 수도권 외곽시장은 미분양 해소를 위해 저렴한 분양가 마케팅이 활발해질 것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영향보다는 경기적인 영향이 더 크다.

△남 GS건설 상무= 소비자에게 대부분의 정보가 공개되는 현실에서 선호도에 따른 분양가 양극화는 불가피 하다. 실수요자의 경우 입지와 적정분양가 여부를 판단하고 본인의 상환능력을 고려해 분양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공급물량이 쏟아지고 있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전세난에 허덕이고 있다. 결국 가격부담이 문제인데 정부가 강조하는 '내집마련'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보는가.

△이 교수= 서민 입장에선 지불능력에 비해 부담해야할 주거비 수준이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등 정부 정책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민들이 부담할 수 있는 내집이나 임대물량 등 다양한 주택 확보가 필요하다. 

△김 연구위원= 올해 들어 기존 주택거래가 잘 이뤄진 것은 전세시장 불안 등의 요인이 더 크다고 본다. 정부는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 프로그램 등의 지원대상을 더 확대하고 다양화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 현재 부동산 시장을 2007년 시장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다.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2007년에 밀어내기 분양과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2009년 미분양 물량이 총 16만 가구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2~3년 후 입주물량 증가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는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김 연구위원= 한 시점에 입주물량이 집중되면 보통 매매나 전세의 가격 하향 조정이 일시적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공급물량이 몰리는 지역은 중도금 이자 납부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남 상무= 올해 건설업체들의 분양사업장의 경우 미분양이 미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와 달리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점과 실수요 위주의 구매층을 고려하면 입주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본다.

△노 책임연구원= 2008년 전후 주택 가격하락은 공급량 증가만이 아닌 금융위기 영향이 컸다. 국내외 경제가 견고한 회복세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위기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 정부에서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가 향후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가. 

△노 책임연구원= 단순히 대출을 제약하는 것이 아닌 상환가능성을 고려하고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의 질적 개선이기 때문에 상당부분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향후 주택시장이나 국내 경기에 올 수 있는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선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을 이뤄야 할 필요가 있다.

△허 연구위원= 가격 상승세가 견조하지 않으니 급진적인 규제로 인해 역으로 시장이 빠르게 침체될 수 있다. 정부가 보다 조심스럽게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이 교수=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와 금리 인상이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문제를 미연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수긍할 수 있다. 문제는 정책방향과 정책수단 활용이 일관성을 보이지 않고 단기적으로 급변하는 데 있다. 정책의 충분한 시그널과 기간 조정 없이 규제 강화가 진행됨에 따라 개별가구나 민간건설기업 등 시장참여자의 의사결정과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발생된다.

◇ 전세난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가 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치솟고 있다. 이에 맞는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김 연구위원= 근본적으로 수급조절, 가격을 강제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제도가 가능한 게 아니다. 가격상승세는 내년부터 조금씩이라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내 집 마련 지원 프로그램 정도를 잘 운영하는 건 가능할 수 있다. 

△남 상무= 신규 분양시장의 활황이 기존 주택의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정부가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실수요자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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