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캐논이 또다시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최대 경쟁사인 소니를 상대로, 3분기 포함 4개월째 1위 수성에 성공한 것이다.
4일 카메라 시장점유율 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캐논은 수량기준으로 40%의 점유율을 달성, 31.6%를 기록한 소니를 가볍게 앞질렀다.
이 같은 결과는 캐논과 소니의 상반된 마케팅 행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소니가 고급형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하며 전문가 시장으로 눈을 돌린 사이 캐논이 신제품 미러리스 카메라 ‘EOS M3’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엔트리급 미러리스 시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뒤늦게 미러리스 시장에 뛰어든 캐논은 지난 4월 EOS M3를 출시하고 동시에 전 모델인 EOS M2의 할인판매, 각종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하면서 미러리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6월 수량기준 렌즈교환식 시장 점유율 30%를 기록, 6개월만에 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9월에는 40%의 렌즈교환식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수량기준 올해 최고 수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캐논은 중·보급형 DSLR 시장 수요도 놓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출시된 중급기 EOS 700D와 전문가용 EOS 70D는 현재까지 각각 7만대 이상 판매량을 올렸고, 보급형 DSLR 카메라 EOS 100D 역시 15만대 이상 팔렸다.
캐논측 관계자는 “지난 4월에 EOS M3, 5월에 750D, 6월에 풀프레임 DSLR 카메라 5Ds를 출시하는 등 최근 각 카테고리 엔트리급을 강화했다”며 “캐논은 이 같은 탄탄한 제품과 렌즈 라인업을 무기로 남은 하반기에도 우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미러리스 강자’로 꼽히는 소니는 주 분야인 보급·중급형 시장에서 벗어나 고급형 전문가용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집중하면서 렌즈교환식 시장 점유율 2위로 내려앉았다. 전문가용 카메라 시장은 충성도가 높고 원래 쓰던 렌즈 등의 문제로 새로운 브랜드의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니는 지난 7월 고급형 풀프레임 카메라 'A7R마크2'와 'A7S마크2' 2종을 출시하면서 전문가용 풀프레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캐논이 풀프레임 DSLR 카메라 'EOS 5D' 시리즈로 먼저 진출한 풀프레임 시장에서 소니가 사진작가와 사진기자 등 전문가 층을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로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풀프레임 카메라란 필름 카메라와 같은 35mm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전문가용 카메라를 뜻한다.
소니 관계자는 “지난 7월 출시된 A7 시리즈는 해외에서도 크게 호평받는 제품”이라며 “그동안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로 독보적인 미러리스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만큼, 이제 고급형 풀프레임 카메라에 집중해 수량이 아닌 수익성 위주의 마케팅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지난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렌즈교환식 시장내 미러리스 카메라시장 비중확대와 미러리스 카메라 약진에 힘입어 수량기준 렌즈교환식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유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