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다가오는 12월 파리 기후 협약 판이 뒤집어지게 생겼다. 그간 중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수치보다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탓이다.
중국이 매년 보고해온 것보다 17% 많은 석탄을 소비해 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중국은 과거 보고서를 기준으로 2030년까지 2005년 배출량의 65%까지 줄이겠다고 했지만 사실과 다른 자료에 의존한 공언이었기 때문에 향후 기후 협약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기후 협약은 각국 정상들이 모여 국가 배출량과 발전 정도에 의존해 기후변화 대책 책임을 할당한다.
주요 국가들은 오는 12월 파리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1)에서 도쿄 의정서를 뛰어넘는 기후 체제가 도입될 것이라 기대했으나 이번 발표문으로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대기오염 및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 참여해 왔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지난달 25일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며 2017년까지 중국 전역에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겠다고 합의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일 중국을 방문해 구속력 있는 기후협약 조치가 필요하다는 제안에도 동의했다.
중국 에너지 관리부처 출신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자문위원 양푸치앙(杨富强)은 "우리가 믿어온 것보다 사용량이 많다는 것은 대단한 충격"이라며 "그 동안 중국 대기 오염이 극심했던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 중국 분석가 아이야카 존스는 "어안이 벙벙했다"며 "그동안 틀린 줄 알았던 내 분석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기존 데이터가 수정돼야 한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변화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린보창(林伯强) 샤먼(厦門)대 중국 에너지경제연구소장은 "이전 자료에 기초해 만든 정책과 예산 등이 적절치 않을 수밖에 없다"며 "기본 데이터들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탄소프로젝트 책임자 조셉 G. 카나델은 "배출량이 정확하지 않다면 탄소 발생 지역과 탄소를 흡수 가능한 지역에 대한 연구가 흐트러져 기후변화 해결이 더욱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중국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측정되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