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4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3D프린터 개발 업체 에이팀벤처스 사무실. 활짝 열린 노란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자 12명 남짓의 젊은 직원들이 자유로운 복장을 하고 업무를 보고 있다.
사무실 한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와 곳곳에 놓여있는 각양각색의 3D 프린팅 제품들은 사무실 분위기에 활기를 북돋웠다.
고 대표는 "3D 프린터 시장은 지금 막 시장이 생기는 단계고, 서부 개척시대와 같은 상황"이라면서 "먼저 깃발을 꽂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힘줘 강조했다.
실제 미국가전협회(CEA)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3D 프린터 시장규모는 지난해 7600만 달러(약 843억 원)에서 2018년 1억7500만 달러(약 1940억 원)까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로 해외 업체들이 3D 프린터 시장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 고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기업으로 당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 대표는 "3D 프린터 기술은 30년 된 기술로, 원천 기술의 특허가 만료되는 상황"이라며 "3D 프린터를 직접 제조하는 것 뿐 아니라, 이 기술을 새로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도 있어 앞으로 새로운 기회가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가 벤처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시점은 2006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한국의 첫 우주인으로 선발됐지만, 우주선 발사 1개월을 앞두고 탈락한 후였다.
우주인에서 탈락한 후 고 대표는 2010년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로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전 실리콘밸리에 있는 싱귤래리티대학에서 공부하며 실리콘밸리 문화를 접할 기회를 얻었고, 창업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
2010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2011년부터 전문 비영리단체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설립해 창업을 지원해주는 일을 시작했다.
고 대표는 "창업을 지원해주는 일을 하며 벤처창업 플레이그라운드를 만드는 일뿐 아니라, 직접 플레이어가 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다"면서 "특히 제조업쪽 창업은 시제품을 만들고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과정 등이 많이 쉬워져 새롭게 펼쳐진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현 정부가 어느 때보다 창업지원에 뜨거운 열기를 보이는 상황도 그가 벤처창업을 하는 시점과 시기적으로 적절히 맞물렸다.
에이팀벤처스는 현재 벤처캐피탈과 상장사 등에서 15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한 상태다.
고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의 창업지원 환경은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지만, 과실을 따먹는 것은 창업자 개인능력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벤처 기업은 우리나라 시장이 크지 않아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글로벌 진출을 위해 창업자의 개인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부지원에는 한계가 있고, 정부 역할은 창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며 결국 플레이어가 잘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이어 "창업자는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창업을 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지에 대해 알고 스스로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면서 "창업자는 현재와 미래의 어느 지점 사이에 위치해야 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