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아주경제DB]]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올해 3분기까지 중국의 지역별 경제성장률이 ‘동저중고(東低中高)’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지역간 산업 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동부지역의 제조업 기지가 중서부지역으로 이전하고, ‘일대일로’ 관련 투자가 중서부지역에 집중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지난달 30일까지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29개 성 가운데 19개 성(푸젠, 상둥, 광둥, 하이난, 산시, 지린, 안후이, 쟝시, 허난, 후베이, 후난, 광시, 구이저우, 원난, 티베트, 섬서, 칭하이, 닌샤, 신장)의 1~3분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4개 성(베이징, 허베이, 상하이, 저쟝)은 낮았으며 6개 성(톈진, 쟈수, 네이멍구, 충칭, 쓰촨, 간쑤)은 상반기와 동일했다.
상반기 대비 성장률이 하락한 지역은 모두 베이징, 허베이, 상하이, 저장 등 동부지역이다. 대부분 전국 평균 6.9%에 미달했다.
베이징과 상하이는 각각 6.7%, 6.8%로 상반기 성장률 대비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하락했다. 저장성은 전국 평균수준을 넘긴 했으나 상반기 성장률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서부지역 충칭과 구이저우의 성장률은 각각 11.0%, 10.8%로 1, 2위를 차지했다.
중부지역은 대체로 8%대의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산시(山西)를 제외한 중부 5개 성의 1~3분기 성장률은 모두 8.0% 이상을 달성했다. 다만 산시성은 석탄가격 폭락으로 1~3분기 성장률이 2.8%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동저중고의 지역별 성장률 격차의 주요한 배경은 중국 정부의 지역간 산업 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동부지역의 제조업 기지가 중서부지역으로 이전되고 있는 데 있다.
동부지역에서 중서부지역으로 이전되는 산업은 대부분 ‘노동집약형’ 제조업이다. 이에 중서부지역의 산업생산 성장률도 동부지역보다 높아지는 상황이다.
중부와 서부지역의 올 1~9월 누적 산업생산 증가율은 각각 6.7%, 8.4%로 지난해 대비 동일하거나 0.2%포인트 상승한 반면, 동부지역은 5.2%로 1.0%포인트 하락했다.
또 ‘일대일로’ 관련 투자가 중서부지역에 집중되고 잇는 것도 주요한 배경이다. 올해 일대일로 관련 건설투자는 4000억 위안(7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의 대부분이 충칭, 쓰촨, 닝샤, 윈난, 섬서 등 중서부 지역에 집중 돼 있다. 이에 전체 고정자산투자 중 중부지역과 서부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23.7%와 22.7%에서 올 9월 말 29.1%와 25.2%까지 상승했다.
동저중고의 지역 성장률 패턴은 과거대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진행될 주요한 국가급 프로젝트 대부분이 중서부지역에 집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양리화 연구원은 “향후 5년간 일대일로 건설에 투자될 자금은 6조 달러를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자금의 대부분이 중서부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대일로와 함께 국가급 프로젝트로 추진되는 징진지 발전 규획에서도 기존의 징진지가 보유하고 있던 주요 산업의 중서부지역 이전이 포함돼 있다”며 “인근 산서·허난 등 중부지역 설비투자 증대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6년간 징진지 지역 산업 이전과 업그레이드에 약 42조 위안이 투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11개 성을 포함하는 ‘창쟝 경제벨트 발전 규획’도 올 연말에 발표될 예정으로 관련 중부지역 투자규모는 수십 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