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국인은 10월 아시아 7개국(한국·인도·대만·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 증시에서 총 32억8100만 달러(한화 약 3조7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6월 순매도로 돌아선 지 5개월 만이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제외한 5개국에 자금이 순유입됐다. 외국인은 우리 증시에서 순매수 5개국 중 태국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900만 달러(약 101억90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지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외국인은 원화가치 반등과 초대형주·소형주 중심의 실적개선 영향으로 5개월 만에 '사자'로 돌아섰지만, 월후반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보다 1% 하락하고, 수출증가율이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중장기 성장 둔화 우려가 확산됐지만 중국발 리스크 완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인도에서도 3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해 9억8900만 달러(약 1조1000억원)를 사들였다. 인도는 내수회복과 정부의 자본지출 확대, 통화정책 완화 효과 등에 따른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반면 외국인은 내년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있는 필리핀과 중장기 경기둔화 우려가 예상되는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앞서 외국인은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아시아 7개국 증시에서 총 231억7400만 달러(약 26조2000억원)를 빼내갔다. 우리나라에서 순매도한 금액만 79만 달러(약 8억9000만원)에 이른다.
당분간 아시아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앞서 JP모건은 중국 불안심리 약화로 신흥아시아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매입포지션을 추가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성장 위주의 정부정책과 기술주에 대한 계절성 등으로 우리나라와 대만의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추세적 전환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팀장은 "최근 아시아신흥국 통화가 안정을 찾으면서 외국인이 5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증시 내에서도 국가별로 다른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동남아 국가보다 유동성이 양호한 우리나라나 대만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