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롯데가 3부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경영권 분쟁 발생 3개월만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동주, 동빈 형제가 만난 것이어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주목되고 있다.
이들 3부자의 만남은 지난 8월 3일 '5분 회동' 이후 3개월 만이다. 마지막 만남은 7월 28일이었다.
신 총괄회장을 앞세운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과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들을 해임시킨 후 다음날 즉각 반격에 나선 신 회장이 오히려 신 총괄회장을 물러나게 해 '1일 천하'를 마무리하고 입국한 날이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서울대병원에 도착, 10여분 동안 의료진과 상담한 뒤 1시 45분께 신 총괄회장이 머무는 서울대병원 12층 특실병동을 방문했다. 오후 2시 5분께 병실을 나설 때까지 약 20분 정도 아버지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했다.
롯데 관계자는 "이날 신동빈 회장은 오전 경영 회의 등을 주재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상태에 대해 보고받았다"며 "오찬을 서둘러 마치고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의 병문안을 사전에 신 전 부회장 측에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신 총괄회장이 미열로 입원할 때 동행한 신 전 부회장도 이날 신 회장의 병문안 시점에 병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세 부자의 삼자대면은 큰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수면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자신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를 통해 "신 회장과 아버지 건강 문제로 어머니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를 모셔오는 일을 논의했다"며 그 외의 대화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병실과 떨어진 공간에서 이뤄진 대화에서는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그의 부인 조은주 여사 이외에 오병희 서울대병원장, 호텔롯데 상주의사 1명 등 총 5명이 배석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아버지 건강 문제로 만난 신동주·동빈 형제가 대화를 계속하다 보면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며 "신 총괄회장이 병원에 입원 중일 때 신 회장이 다시 한번 방문하면 의외의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도 "당분간 신 총괄회장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 부회장이 아들 된 마음으로 아버지를 찾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조만간 실제로 3자 대면이 이뤄져 롯데 경영권 분쟁의 해결 실마리를 찾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아버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병문안을 한 것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