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함께 누리는 찾아가는 문화활동으로 인천을 물들이다

2015-11-0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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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찾아가는 문화활동은 문화예술의 향유가 어려운 소외계층 및 지역을 직접 찾아가서 음악회, 국악공연, 연극, 미술활동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제공하는 문화복지 활동이다.

인천시는 넉넉치 않은 재정여건에도 2008년부터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추진하여 경제수준과 상관없이 지리적 제약으로 문화혜택을 누릴 수 없는 서해 5도 등 도서지역과 노인, 아동,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문화향유 기회를 높이기 위해 493개소에서 문화공연을 실시했다.

우리나라에서 문화복지에 대한 논의는 1980년대 초반부터 언급됐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 문화 향수의 기회확대 정책으로 본격화 돼 국민의 문화적 향유 및 참여를 보장해 문화적 감수성과 창의성 배양을 통해 개인적으로는 삶의 질을 제고하고, 사회적으로는 사회적 통합과 문화시민을 육성하고자 노력해 왔다.

인천시에서도 문화 향유와 참여를 통해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대표적인 문화복지 정책으로는 문화예술의 향유와 참여에 제한을 받는 문화소외계층의 경제적, 신체적, 사회적. 지리적 제약을 완화하기 위한 각종 정보 제공, 사랑티켓, 문화누리카드(문화바우처), 찾아가는 문화활동 등이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실시한 전국 20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화복지 인식과 수요조사”에 따르면 문화예술 향유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문화적) 삶의 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유경험이 많은 집단에서는 41.5%가 삶의 질이 높다고 인식하지만, 향유경험이 적은 집단에서는 5.3%만이 삶의 질이 높다고 인식했다.

문화예술 향유(관람 및 참여)의 여건이 좋지 않은 집단으로는 저소득층(34.2%), 농어촌 지역주민(26.2%), 장애인(14.1%), 노인(11.2%), 육아 중인 여성(9.7%)의 순서로 나타나 지역의 문화적 소외가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인천시는 올해 찾아가는 문화활동에 20개 단체가 참여해 34개소에서 실시했다. 개최장소로는 섬이 많은 인천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대청, 덕적, 영흥, 강화도 등 도서지역이 16개소로 가장 많고, 수혜대상별로는 아동(14개소), 장애인(9개소), 노인(6개소) 순이다.

찾아가는 문화활동은 또한 문화소외지역 및 계층의 문화향유 제고라는 문화복지 사업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예술 단체의 창작활동과 역량을 강화하는 기능과 문화예술 재능을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사회공헌의 기능까지 담당한다. 2015년 인천의 문화예술단체들과 함께 곳곳에서 추진한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소개한다.

인천에는 유인도, 무인도를 모두 합해 168개의 섬이 있다. 유소년기, 중․고등학교 시기에 문화공연 관람 및 문화예술교육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문화예술에 관심이 높아져 문화예술 참여가 높게 나타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섬지역의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 및 문화예술 향유와 참여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섬은 도시지역과 달리 공연을 할 만한 마땅한 장소가 부족해 대부분 학교 강당에서 하게 되고, 연극이나 음악회를 볼 기회가 적으니 학생 뿐만 아니라 아이를 등에 업고 오는 학부모부터 어르신까지 주민들의 참여가 높은 편이다.

극단 나무의 ‘이야기 하루’연극공연 때는 양사초등학교 학생들이 실습 수업시간에 만든 쌀강정과 떡을 관람하러 온 주민들과 함께 나누었고, 극단 사랑마을 그리고 사마귀와 베짱이...비상의 ‘꽃과 어린왕자’연극공연 후에는 강화군합창단의 공연이 이어져 마을의 작은 문화축제처럼 이뤄졌다.

극단 나무의 ‘이야기 하루’[1]


배를 타고 3시간을 가야하는 대청초등학교에서는 인음챔버오케스트라의 ‘호락호락한 클래식 나들이’공연이 진행되자 클래식의 향연에 공연장이 후끈거렸다. 공연 막바지에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 중에 “입술은 침묵하고”를 실제 부부인 한 쌍의 남녀 성악가가 부르며 가벼운 입맞춤을 하자 관람객은 모두 박수를 치는 등 관객과 연주가가 가까이서 호흡하는 공연이 됐다.

인음챔버오케스트라 ‘호락호락한 클래식 나들이[1]


강화도 양도초등학교에는 즐거운 녀석들의 ‘Hello, 발레’공연이 시작되자 아름다운 발레복을 입고 나비처럼 춤추는 무용수를 보며 아이들이 감탄의 소리를 연이여 냈고, 사물이나 어떤 주제를 몸으로 나타내고 춤으로 표현하는 기법을 소개하여 어렵게만 느껴졌던 무용에 대한 아이들의 편견을 깰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타인의 이목이든 사회적 환경이든 장애인이 공연장을 찾아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하고 향유하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신체적 제약이 있다고 해서 문화적 감성이 없는 것도 아니고 흥이 없는 것도 아닌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렇게 문화적으로 소외된 자를 찾아가 공연을 하는 것이‘찾아가는 문화활동’에 참가한 문화예술단체의 소명이다.

부개동에 위치한 인천은광학교는 지체부자유 아동교육 특수학교이다. 극단 아리아의 ‘팥죽할멈과 호랑이’의 공연이 있는 날, 학교는 아침부터 정신이 없다.

대부분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3층 강당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가 계속 만원이다. 그래서 예정된 시간보다 공연이 늦게 시작되었고 몸이 불편할텐데도 공연 내내 집중해서 관람했다.

극단 아리아에서 장애아동을 위해 극중에 여러 동물을 등장시키고 동작과 소리를 크게 해서 아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호랑이가 할머니를 위협할 때는 소리를 지르고 함께 호랑이를 물리치려는 몸짓을 했다. 바로 연극에 동화되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 시간을 가졌다.

극단 공감의 ‘웃음충전 음악극 – 삼룡이의 순정’은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시작장애 어르신을 대상으로 공연을 했다. 앞이 안보이시는 분들이 어떻게 공연을 볼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극단 공감에서 과거 무성영화의 연사처럼 연극의 내용을 설명해 주고, 흥겨운 음악과 율동을 가미하여 시각장애 어르신들도 흥겹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예술인의 능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극단 공감의 ‘삼룡이의 순정’[1]



문화복지가 넓은 의미로 모든 국민의 문화생활을 개선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면, 좁은 의미로는 사회적 약자들이나 소외계층에게 문화향수 기회를 높이는 것으로 한정된다. 찾아가는 문화활동은 저소득층, 노인 등 상대적으로 문화향유의 기회가 적은 계층을 찾아, 부족하나마 문화적 감성을 채워주려는 노력을 통해 삶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활동이다.

전통예술공연단 타투의 공연은 연수종합사회복지관에서 주최하는 연수1차 아파트단지의 동네 축제에서 열렸다. “인천 시민과 함께하는 다 같이 노는 날’ 이라는 타이틀로 대북공연을 시작으로 사물놀이, 랩퍼와 판소리의 어울어진 한판, 신명나는 풍물놀이로 삶에 지친 몸과 마음의 노고를 서로 위로하는, 말 그대로 ‘다 같이 노는 날’이였다.

전통예술공연단 타투‘인천 시민과 함께하는 다 같이 노는 날’[1]


착한밴드 이든은 성산종합사회복지관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할머니 집 가는 길’이라는 음악공연을, 움직이는 그림책은 푸른마을 아동복지종합센터에서 ‘꿈나무 움직이는 그림책’을 만들고 홍승희 미술가는 갈산종합사회복지관 아동을 대상으로 ‘세상의 모든 미술’이라는 미술활동을 진행했다. 다양한 형식의 예술이 지역에서 꽃을 피웠다.

움직이는 그림책의 ‘꿈나무 움직이는 그림책’[1]


이와 같이 인천의 곳곳에서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하는 찾아가는 문화활동은 국가의 문화정책 기조에 따라 국비(분권교부세)를 일부 지원받아 추진해 왔으나, 2015년부터 중단돼 전액 시비로 추진하다보니 사업비 문제로 규모가 축소된 것은 사실이다. 인천시는 문화소외 지역 및 계층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가 계속 제공될 수 있도록 2016년 찾아가는 문화활동은 각 지역의 유관기관과 기업, 문화예술단체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등 다양한 방안을 찾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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